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으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를 꼽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루브르 박물관에서 그의 그림을 보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의 행렬을 사진으로라도 본 적 있다면 말이다. 그림의 대명사가 된 그 이름은 이태리어로 Lisa라는 이름에 유부녀의 경칭인 mona가 붙은 것이다. 우리는 작품의 이름을 통해 몇 가지의 정보를 얻었다. 그림의 대상은 여자이며, 그에겐 남편이 있고, 화가가 함부로 할 수 없는 사람이다.
1452년에 태어나 1519년에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화가이다. 무역으로 만들어진 자본주의 사회의 부유한 상인 중 한 명이었던 차노비 델 조콘도는 셋째 아내의 초상화를 다 빈치에게 부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모나리자에는 몇 가지 의문점이 있다.
첫째, 의뢰받은 초상화 작품임에도 동시대 화가인 보티첼리가 그린 선명한 색감의 초상화와 달리 우울하고 깊은 분위기를 풍기는 점. 둘째,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모나리자를 죽을 때까지 소장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인물이 정 중앙에 배치된 전형적인 초상화의 형태에 다 빈치는 몇 가지 요소를 추가했다.
(여장한 레오나르도 다 빈치 자신일지도 모르는) 여인은 정면에서 살짝 옆쪽을 응시하고 있으나 몸은 반대편으로 약간 틀려 있고, 가장 앞에 놓인 왼팔을 오른손이 감싸고 있어 무언가 숨기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또한 온화한 표정과 달리 음침하고 인적 드문 배경이 수수께끼 같은 느낌을 가중한다. 여인의 오른팔, 즉 작품의 왼쪽에는 골짜기로 향하는 구불구불한 길이 물가로 이어지는데, 이 너머에 괴물이 있을지 잠복하는 군대가 있을지 알 수 없어 상상력을 자극한다.
원근으로 갈수록 대기에 의해 흐릿해지는 기법은 그가 옅은 물감을 수많은 레이어로 쌓아 올렸음을 의미한다. 덕분에 스푸마토 기법으로 매끈하게 처리된 피부와 옷의 질감에 비해 딱딱한 느낌을 주어 인물과 배경을 효과적으로 분리한다. 그럼에도 그림을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는 균형적인데, 유기적으로 연결된 지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여인의 눈 주위로 솟아있는 봉오리가 고고한 느낌을 주는 한편, 오른쪽으로 하강하는 수평선이 시선의 흐름을 편안하게 만든다.
또한 인물의 어깨를 따라 흐르는 겉옷이 배경에 놓인 다리와 이어져 하나의 커다란 아치를 이루며 인물과 배경을 자연스럽게 연결한다.
다 빈치는 4년에 걸쳐 모나리자를 그렸지만, 의뢰인에게 전달되지 못했다. 그가 그림을 단순한 초상화로 여겼다면 인물의 배경에 이렇게 공을 들이지도, 죽을 때까지 애착을 가지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는 이 여인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많은 것처럼 보인다. 그림에 어떤 이야기를 숨겨 놓았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