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내 힐링 아이템은 공강 시간에 마시는 따뜻한 카페라떼다. 오전 공강 시간에 마시는 이 라떼 한 잔이, 바쁜 학교 생활 속에서 내가 겨우 찾은 작은 틈이다.
사실 복직하면서부터는 커피를 마실 여유가 없었다.
우리 집 어린이들과 함께 하는 아침엔 출근 전쟁, 학교에 오면 학생들과 하루가 정신없이 펼쳐지고, 오후엔 카페인 걱정에 자연스레 커피를 멀리했다. 그렇게 며칠이 반복되다 보니 이 참에 그냥 끊어볼까... 싶기도 했다. 그랬던 내가 다시 커피를 찾는 걸 보면 이제야 조금 정신이 들고 있다는 뜻일까. 근데 뭐 어쩌나. 이제 곧 학년말이고, 바쁜 일들은 슬금슬금 쌓여가고 있는걸.
원래 아메리카노파였는데, 교실에 남은 우유를 보고 문득 라떼를 마셔볼까? 싶어 만들어 마셨던 그날 이후로 라떼가 힐링 아이템이 되었다. 날이 쌀쌀해져서 그랬는지, 따뜻한 라떼 한 잔이 참 포근하고 맛있었다.
평소엔 집에서 챙겨 온 캡슐커피나 카누를 마신다. 감사하다 해야 하나, 연구실에 캡슐커피머신은 있으니 말이다. 물도 사 마시고 커피도 사 마시는 나를 보고 회사 다니는 언니가 놀라던 적도 있다.
“야, 학교는 물을 안 줘? 커피는? 그것도 안 줘?”
설명하는데 좀 슬펐.. 흑흑. (아리수 정수기가 있긴 한데 물이 넘나 쫄쫄 나와서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내 뒤로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그것도 다 못 채우고 비켜야 해 흑흑)
라떼를 마시기 시작하면서부터 요즘 나는 교무실 단골손님이다. 교무실엔 커피머신이 있어 방앗간처럼 들리게 된다. 교무실무사님과 짧게 스몰토크를 나누며 에스프레소 두 잔을 내린다. 그 위에 전자레인지에서 따끈하게 데운 우유 한 컵을 넣는다. 달지는 않은데 이상하게 힘이 난다. 속을 뜨끈하게 채우며 멍한 정신을 가다듬는 그런 힘. 가끔 너무너무 힘들고 쳐지는 날엔, 믹스커피 두 봉지에 물을 아주 조금만 넣어 녹인 뒤 우유를 부어 마신다. 달달한 커피우유 맛이 나는데, 역시 힘들 땐 단 게 최고다.
커피에 일가견이 있는 건 아니다. 산미가 어떻고, 바디감이 어떻고 그런 건 모른다. 그저 지금 이 하루를 버티게 해주는 이 커피가 고마울 뿐. 언젠가 이런 여유가 또 사라지더라도, 오늘의 이 따뜻한 한 모금이 내 하루를 살려준다는 사실은 오래 기억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