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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윽고 슬픈 독서가 Jul 16. 2024

휘발성 에세이 #95. 파도가 여름의 일이라면


여름이 낳은 것 같은 운동이 있다면 어떤 것이 생각나시나요? 아마도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하고 계실 것 같은데요. ‘수영’이 그 주인공이죠.


실내 수영장이라면 사시사철 못할 이유도 없겠지만, 젖은 머리로 겨울의 수영장 문을 열고 나서는 것이 즐거운 감각은 아닐 거예요. 그러니 수영은 한여름, 구름 한 점 없는 땡볕 아래서가 제맛입니다.


예로부터 우리는 수영을 즐겼습니다. 고대 그리스인들에게 수영은 필수 교육 과목이었을 정도였고, 플라톤은 이런 말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쓸 줄 알고, 읽을 줄 알고, 수영할 줄 알아야 비로소 지식인이라고 할 수 있다.”


플라톤의 말에서 살필 수 있듯이 예로부터 우리는 수영을 즐겼습니다. 물론 그 시절 수영은 생존에 더 가까운 덕목이 아니었을까 상상해 볼 수 있기도 하지만, 단순히 생존의 교과로 많은 이들이 수영을 찬양하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헤엄치는 인류>를 쓴 하워드 민즈 기자는 이 책에서 우리가 수영을 즐긴 이유를 다각도로 살펴보고 있는데요. 저자는 책에서 수영이라는 행위 자체가 인간에게는 매우 자연스러운 활동이라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그 자연스러운 행동을 즐길 수 있는 여름이란 계절이 오면 우리는 너 나 할 것 없이 물에 뛰어드는데요. 서퍼로 유명한 윌리엄 피네건은 저서 <바바리안 데이즈>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파도는 마치 천상의 작업실에서 만들어진 듯 보였다. 대양의 천사들이 조각하여 번쩍이는 고리와, 날렵하게 줄어드는 어깨, 나는 저기 나가서 물 위에서 춤추는 법을 배우고 싶었다.”


물 위에서 춤추는 법. 그것을 배우고 싶은 것은 앞서 말했듯 우리 인류의 공통적인 욕망일 텐데요. 올여름이 다 지나고 또 1년을 기다리며 후회하지 말고, 볕이 머무르는 모든 날에 물 위에서 춤을 추며 올여름을 보내 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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