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꼭 묻고 싶었던 이야기

소소무물 | 들어가는 말

by 루아 미티





치타미티가 묻고, 키티언니가 답합니다.

가끔, 키티언니가 묻고, 치타미티도 답을 해봅니다.




치타미티


키티언니와의 인연은 회사에서 시작되었다. 아무것도 모르고 일하는 나에게 키티언니는 회의를 진행하는 법, 메일을 쓰는 법, 팀장으로서 일하는 법 등을 가르쳤다. 키티언니는 나의 사회생활에서 만난 첫 선배였다.


초중고를 지나 대학교 때까지 나는 질문을 못하는 아이였다. 많은 책에서 질문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좋은 질문’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나는 ‘중요한 질문’이 도대체 뭔지 몰라 질문을 하지 못하였다.


그런 나에게 키티언니가 나타났다. 혼란스러운 내가 어떤 질문을 던지듯 답을 해주는 사람. 그 답은 가끔은 너무 쿨하고, 솔직해서 상처를 주기도 하였고 가끔은 너무 단순해서 오래 고민한 나를 벙- 찌게 만들었다. 또 어떤 질문에는 ‘너도 모르고 나도 모르겠으면, 다 모르는 거 아니야?’라며 걱정 자체를 삭제시켜주기도 하였다. 키티언니의 답은 이상하게 그 순간에도 도움이 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잘 익어 오랫동안 나에게 남았다. 다른 조직에서 일을 할 때도, 이전의 나와 같이 힘들어하는 팀원을 만날 때도 키티언니의 답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며 위로하고, 응원했다. 나의 질문에 키티언니는 언제나 심플하게 답해주었고, 그 답변은 나에게 오래 남았다.



나는 키티언니에게 더 많은 질문을 하고 싶어졌다. 지금은 같이 일하지 않기에 더 많은 걸 질문할 수 있게 되었다. 소소무물은 작은 질문들의 모음집이다. 나와 키티언니가 오가며 질문하는 것들.

문득 궁금해졌다.


‘우리가 어떤 질문까지 하게 될까?’, ‘세상의 모든 질문을 나누고 답할 수 있을까?’






키티언니

미티를 처음 만났을 때 난, 타다 남은 재의 인간화였다. 흔히 번아웃이라고 칭할 수도 있으나, 그렇게 활활 불길이 치솟을 정도로 태운 건 아니었다. 인센스 스틱에 붙인 불처럼 몇 분이면 사라질 향만 남길뿐인 푸석한 잿더미. 궁금한 것도 신기한 것도 없었다. 아아, 재수도 없었다. 주니어를 갓 넘어선 연차로 어쭙잖은 아는 체만 남아서.


나는 다 재미없는데, 미티는 다 재미있어했다. 눈을 반짝이고 물었다. 자기 일이 아니어도 같이 고민했다. 보고 있자니 눈이 시렸다. 미티의 호기심과 에너지가 부러웠다. 어쩌면 질투심을 감추려 부러 더 쿨하게 말하고, 생채기를 내는 줄도 모르고 더 센 대답을 내놓기도 했다.

그래도 미티는 잘 들어주었다. 착한 녀석.


근묵자흑 효과일까? 미티를 비롯해 세상을 궁금해하고 기꺼이 자신을 내던지는 활기찬 친구들 곁에 있다 보니 점차 질문이 많았던 어릴 적 나로 회복해갔다. 점차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답이 아니라 정말 내 생각이 담긴 답이 무엇일까 곱씹게 되었다. 불완전한 답이라도 지금의 내가 드러나는 생각을 전하고 다시 고치기를 반복하기 시작했다.


미티와의 세월과 대화가 쌓이자 글을 함께 쓰면 좋겠다 싶었다. 미티는 늘 좋은 질문을 품고 있었으니까. 이는 소소무물을 하는 가장 큰 이유다. 물론 진중하고 재미는 부족하지만, 꽤나 흥미롭다. 일요일 저녁은 2할의 부담과 8할의 설렘으로 채워지고 있다. 우리가 하는 답보다 질문이 궁금하거든.

우리가 정답으로 향하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이 질문들이 나의 인생을 원하는 길로 이끈다는 것이다. 이번 생에 미티처럼 좋은 사람이 되기는 힘들 것 같고, 좋은 질문을 가진 사람이라도 되어 보련다.



우리의 소소무물 이야기,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