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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야 Mar 14. 2023

누가 세대를 완성하는가

STAYC의 Teddy Bear을 듣고


https://youtu.be/SxHmoifp0oQ


각 세대마다 그들을 대표하는 문구가 있기 마련이다. 2010년도, 즉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인기를 끌었던 < 아프니까 청춘이다 >를 시작으로, 요즘은 < 그렇게 일하면 아무도 모른다 >, < 선긋기의 기술 > 등 사뭇 반대되는 가치가 중요시 된다. 아마, 치열했던 발전의 시기를 지나, 삶을 즐기려는 시도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는 것일 테다.


본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그러한 말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진절머리가 나기까지 한다.


인스타만 들어가면, 모든 게시물들이 똑같은 주제를 이야기 하고 있다. 나에게 필요없어 보이는, 피곤한 관계는 끊어야 하며, 일, 가정의 압박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삶을 즐기는 방식이다. 그런 그들에게 지나간 세대의 방식, 즉 < 아프니까 청춘이다 >를 떠들어대는 이들은 한낱 꼰대일 뿐이다. 더해, 유튜브 알고리즘과, 베스트셀러 랭킹에 있는 에세이들까지. 아주 그냥 정도가 없다.


당연하게도, 그 모든 말들이 결코 정답이라고는 할 수 없다. 원치 않는 경험도 어느정도는 필요하고, 고난과 혹평은 사람을 성장시킨다. 그리고 그 성장이란, 궁극적으로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다. 멈춰있는 삶은 공허를 낳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 아프니까 청춘이다 >가 영 거짓말은 아닌 셈이다. 물론, 일방적으로 젊은이들에게 희생을 기대하는 것 또한 지나간 세대의 갑질이겠지만 말이다. 아마, 진실은 두 세대의 지향점, 그 사이 어딘가에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애매모한 정답은 쓸모가 없다. 특히, 문구를 내세워 마케팅을 하고자 하는 기업에게는 말이다. 단숨에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려면, 단편적이어야 한다. 그 뜻이 깊이 숨어있기 보다는 겉으로 드러나야 하고, 그러는 과정에서, 특정한 소수, 또는 아이디어를 배제하는 것 또한 서슴치 않는다. 마케팅으로 승부를 보는 Kpop 시장에서 잘 드러나는 특징이다. 바로 전, < 보이즈플래닛 >을 주제로 한 포스팅에서 언급했듯, 편집을 통해 한 개인을 가해자, 그리고 피해자로 탈바꿈 시키는 것처럼 말이다. 오늘 내가 문제 삼고자 하는 곡, Teddy bear의 가사를 읽어보면 이렇다 :


Quiet please 비행기 모드로
괜히 앉아 불필요한 말 속으로
내가 원할 때만 버튼 ooh-yeah
Yeah, yeah, yeah, yeah
바라만 봐 Just like


영어와 비유적 표현을 사용해 완곡하게 만들기는 했지만, 한마디로, 듣고 싶은 말만 걸러 듣겠다는 이야기이다. 마케팅을 하려는 입장에서는 최적의 사고 방식이 아닐까 싶다. 기업은, 대중이 듣고 싶은 말을 편집해 주는데 도가 텄기 때문이다. 과장하여 표현하면, 한 개인의 인간성이, 그리고 사고가 기업과 자본주의에 존속되어 가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 음악이 확산되어 가는 과정에서 또한 볼 수 있는 마케팅이다. 요즘은 사람들이 음악을 찾아 듣지 않는다. 대부분 길에서, 또는 유튜브 알고리즘, 숏츠를 통해 접하게 되는데, 차마 사유를 할 틈도 없이 머릿속에 박히는 바람에, 자신도 모르게 가사와 멜로디를 흥얼거리게 된다. 숨겨진 편협한 본질에 또한 스며들게 될 것이다. 어떻게 보면, 프로파간다의 일종이라고도 할 수 있다.


누가 세대를 완성해 네가? 누가? 내가?
네가 대세가 될때 우린 새대가리가 돼
아무리 떠들어봤자 삐약삐약삐약 미약하지
네가 들을 땐 그저 우가우가우가우가우가



가수 이승윤이 부른  < 누구누구누구 >의 일부이다.  소위 '세대'를 대표한다고 여겨지는 아이디어에 의해 배제된 이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오직 하나만을 옳다고 말하면서, 다른 요소들을 끌어내리는 일종의 '꼰대'를 저격하기도 한다.  여기서 '꼰대'는 단지 나이가 많은 사람을 일컫는 것이 아니다. 지나간 세대의 가치 또한 아니다. 편협한 시각을 가지고, 오직 자신이 알고 있는 것만이 전부라고 여기는, 어떻게 보면 오늘날의 사회 전체를 말하고 있기도 하다.


물론, 한 개인이 그 모든 소수를 이해할 수는 없다. 이해하려는 시도 조차 어쩌면 오만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들어야는 한다는 것이 내 입장이다. 설령 그것이 영, 내 가치관과 맞지 않더라도 말이다. 지루하고, 고통스러울지라도, 일단 비행기 모드를 꺼 놓아야 판단할 만한 여지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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