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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엔돌핀 Feb 13. 2022

플랫폼 노동자들을 위한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다

플랫폼 노동 시장의 규모가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손해 보는 기업과 업장이 많아졌지만 플랫폼 업계는 유일하게 성장세를 보이는 시장이다. 지난 11월 기준 음식배달·대리운전·퀵서비스·통번역·강사·데이터 입력 등을 하는 플랫폼 노동자는 총 66만 명으로 한해 전보다 무려 3배나 증가했다. 과연 플랫폼 노동이 대박을 친 것일까? 66만 명의 플랫폼 노동자 중 50만2천 명이 배달·배송·운전업무 종사자이다. 배달 기사 홍현덕 씨는 “기준이 정해져 하루 8~9시간 일하면서 적정한 돈을 벌어간다면 배달 기사들이 무리하게 교통법규를 위반하면서 일하지 않을 것”이라며 플랫폼 노동의 제도적 대안을 요구했다. 배달플랫폼 노동의 현황과 문제점을 살펴보자. 


배달 노동자들은 오랫동안 배달료 산정 기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왔다. 픽업과 배달 거리가 직선거리로 표출되고, 특정 플랫폼은 픽업 거리에 대해서는 배달료를 지급하지 않는다. 픽업 거리가 멀어 호출을 거절하면 배달 플랫폼이 호출을 일정 시간 끊는다. 이렇게 플랫폼이 정한 규칙을 위반하면 일시적 앱 차단이나 일감배당 제한, 계약 강제 해지 등 불이익을 받는다. 또한 눈이나 비가 오는 날 배달료가 확 올라갔다가 또 어떤 날은 올라가지 않는다. 일관성이 없는 배달료에 항의하면 알고리즘 탓을 할 뿐 명확한 기준을 알려주지 않는다. 

 

배달 노동자들은 플랫폼이 계약 변경을 하면서 의견을 묻는 경우가 거의 없다며 자신들을 노동자로 인정해주는 근로기준법 개정과 함께 ‘적정 배달료’ 산정, 알고리즘의 투명화, 플랫폼 기업에 유상종합보험 가입 의무화 등을 요구했다. 배달 노동자들을 비롯한 자영업자들은 대선 후보들에게 플랫폼 기업에 책임을 물어달라고 했다.           


대선후보들은 플랫폼 노동자를 보호할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지만, 플랫폼 시장의 현황과 문제에 속 시원한 대안을 제시하진 못했다. 이재명 후보는 플랫폼 종사자 보호법을 제정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알고리즘 공개와 수수료 제한 등의 질의에 논의와 검토,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알고리즘 공개는 어렵고 곤란하며, 수수료 제한은 시장에 맡기거나 상한을 두는 것을 검토해 보자고 답하며 사실상 문제 해결에 의지가 없는 모습을 보였다. 심상정 후보의 경우 노동자들의 요구에 가장 긍정적인 답변을 했지만, 그 이상의 대안을 더 제시하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그렇다면 플랫폼 노동의 대안은 무엇일까. 

정답은 일하는 노동자들 속에 있다. 민주노총 전국서비스산업노조연맹(아래 서비스연맹)은 지난 1월 26일 ‘배달플랫폼 안전 배달제 도입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노동자 641명을 대상으로 한 안전의식 조사에 따르면 배달건수(적절한 수수료 전제)가 제한되면 과속·신호위반이 줄어들 것이라고 한 응답이 75%로 나타났다고 한다. 배달 노동자들도 안전한 주행을 위해 건수를 제한하는 등의 대안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배달 노동자들이 받는 기본배달료를 적절하게 책정하거나 배달 기본급을 도입해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하고, 배달건수를 제한해 지나친 속도 경쟁으로부터 노동자들을 보호해야 한다. 플랫폼 이윤에 최적화된 알고리즘 또한 노동자들의 안전에 맞게 바꾸고 알고리즘 시스템을 노동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또한 사고의 위험에 항상 노출되어있는 배달 노동자들의 특성상 유상보험, 상해보험 가입으로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방안도 의무화해야 한다.  


어느새 온라인 플랫폼이 우리 생활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 플랫폼 산업이 급성장함에 따라 플랫폼 업체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한발 느린 법과 제도의 공백은 결국 노동자들과 영세 자영업자들의 피해를 가중한다. 배달 노동자들에 대한 각종 오해와 왜곡된 시선이 가슴 아프다. ‘조심히 안전하게 와주세요’라는 요청사항이 무색하게 배달 시간 단축 경쟁에 내몰려 사고 위험을 감수하고, 7년간 동결된 기본배달료와 단 건 배달, 각종 프로모션 등으로 장시간 노동에 시달린다. 우리에게 따뜻한 식사 한 끼를 건네주는 배달 노동자들, 이들 없는 세상이 있었던가 싶을 만큼 너무 당연한 존재가 되었다. 이젠 우리가 그들의 현실에 귀 기울이고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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