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븐니 나라에 송븐니 곤듀> l 븐니 어린 시절에 즐겨먹던 음식.
대한민국 수능일, 11월달이 되면 유난히 가슴 따스한 소식, 그동안 공부해온 것들에 대한 결실을 맺는 소식, 크고 작은 감동의 소식들이 들려오면서 문득 가슴한 켠이 몽글거린다는 느낌을 받게된다. 서로의 오가는 온기 속에서, 응원의 말들 속에서 풀려가는 긴장감, 쌓여가는 신뢰감 등의 모습등에서 그동안 노력한 것에 대한 일 단락의 마무리, 혹은 새로운 시작인 그 날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응원은 유난히 뜨겁고 다채롭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 6-3-3년의 공부한 것들의 결실이기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새로운 시작이 되기도 하는 특수성을 담고 있는 그 현장의 가까운 곳을 지나며 출퇴근을 할 때 드는 생각은, '올해도 그 계절이 다가왔구나'를 느끼게 되니, 이 현장과 관계있는 학생들, 종사자, 관계자 분들의 노력들을 생각하면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되기도 한다.
어린 시절부터, 눈이 동글동글 눈동자에 별 박고 스마트하게 달려온 븐니 작가는, 이 '공부'에 대한 충성심이 유난히 크기도 했는데, 그러한 것들은 나의 생활방식에 까지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가령, 급식실 가는 시간이 아까워서 어머니가 싸주시는 도시락을 꺼내어 직접 까먹는다거나, 다른 친구들은 시간을 내어서 굳이 진행하지 않는 스크랩 노트를 만들어 생각노트를 만든다거나, 도서관에 다니면서 그 당시 유행하던 PMP로 인강을 듣고 다닌다거나 등의 노력을 하면 그 당시에는 내가 이 구역에서 제일 성실히 살아낸 것 같아서 그 만족감과 성취감, 상당한 뿌듯함을 느끼면서 살았던 듯 하다.
그 중에서도, 퇴근 길에 배가 스멀스멀 고파질 때에 즈음에 나는 음식점들의 음식 냄새들이 있는데, 개코 븐니 작가는 작은 음식과 감각에도 특유의 감정을 느끼게 되기도 한다. 요즈음의 날들에는 유난히 어머니가 나에게 자주 싸주시던 고기가 있었는데, 그 불고기를 닮은 고기가 내 코끝을 찔러올 때 즈음에, 그 당시에 꺼내먹던 쇠 도시락의 쇠고기 꺼내내던 그 시절이 생각나기도 하면서 그 시절을 떠올리게 만든다. 집이 아닌 다른 공간, 낯선 곳에서 집안의 향기를 닮은 음식이 코끝을 진동시키면서 그 곳에서 집을 떠올리게 만들 때에는, 왠지 모르게 수줍어 지기도 하고 부끄러워 지기도 하지만, 이 내 울리는 배꼽시계의 원초적 본능에 따라서 도시락을 꺼내들도 밥을 먹고 있었던 나의 모습을 떠올리면, 엄마의 사랑을 받는 아기 오리의 모습만큼이나 앙증맞지 않을 수도 없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렇게, 우리 집안의 향기가 가득 느껴지던 그 도시락을, 엄마의 배려와 사랑이 잔뜩 깃들어져있던 도시락을 먹고 나면, 계획대로 공부를 잘 진행해야 되는데 또 이내 식곤증이 찾아와 선생님의 수업을 듣기는 커녕, 의자에 앉아서 실컷 졸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고등학교 시절부터는 졸기도 했다는 것이다.) 중학교 시절에는 특유의 집중력으로 필기를 단 한번도 놓친적은 없었지만, 고등학교 시절 되면 나이에 맞게 식곤증도 생기고 낮잠이란 것도 자야했기 때문에 -야자 타임에 이어지는 공부일정으로 인해 잠이 많아진 시절- 그렇기에 어머니의 도시락이 용도에 알맞게 제대로 내 뱃속을 채워준 건지에 대한 의문은 들지만, 그 밥이 아니었다면 나는 그 오랜 시간의 체력과 지구력을 채우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분명히 들기도 한다.
지금도 나는, 심적으로 힘든일이 있거나 외로움의 크기가 커지는 날들에는 나에게 유난히 맛있고 몸에도 좋은 음식들을 많이 선물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음식의 힘 만큼이나, 인간의 쓸쓸한 고뇌와 고민에 힐링을 넣어주는 좋은 요소도 없으니 말이다. 그래서, 그동안 넘치게 먹었던 음식의 양 만큼이나, 넘치게 좋은 열정과 에너지의 힘을 일상생활 속에서도 글이라는 작품 공간속에서도 시너지를 내면서 발휘하고 싶기 때문에, 먹고, 읽어내고, 써보는 그런 삶을 지향하며 살고 있는 듯 싶다. 그 중심에, 학업이라는 그 막중하고 고루한 여정 속에서 인상깊게 먹는 재미와 사랑의 마음을 담아 내어준 엄마의 소불고기 도시락은 오랫동안 내 콧속의 신경세포들에 남아 이 세상에 지쳐갈 때 즈음에 다시 한번 쯤 입에 담아내고 싶은 그런 매개체로 자리잡게 된 것은 아닌가 싶다. 그러므로,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랑의 향기를 담아내는 사람이 되어보고자 하며 오늘의 글을 마쳐보고자 한다.
<쇠 맛나는, 어머니의 쇠고기 도시락>은 송븐니의 추억기록 매거진의 한 작품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