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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하지 않는 선택을 하는 법

아무리 고민해서 내린 결정도, 매번 최선은 아니기에

by Quat


우리는 살면서 자주 정답이 없는 문제 앞에 서게 됩니다. 최근 만나기 시작한 사람이 너무 좋은데도 다툼이 잦을 때, 지금 다니는 회사의 연봉은 썩 나쁘지 않지만 사람 때문에 매일같이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 이런 선택들은 ‘1+1은 2’처럼 명확하지도 않고, ‘좌회전 차선에서는 좌회전 신호가 떨어져야 출발한다’처럼 규칙만 따르면 되는 일도 아닙니다. 선택의 순간마다 “어느 쪽을 덜 후회할까”라는 질문이 마음속에 더 크게 자리 잡고 있게 됩니다.






이럴 때 사람마다 결정을 내리는 기준은 다릅니다. 누군가는 자신이 가장 신뢰하는 사람에게 조언을 구합니다. 아버지나 어머니, 가장 친한 친구처럼 나보다 나를 잘 알 것 같은 사람을 찾아갑니다. 어떤 사람은 불현듯 느껴진 감정 그대로 움직입니다. 어느 날 침대에서 눈을 뜨자마자 ‘출근하는 게 죽기보다 싫다’는 감각이 몸을 꽉 채우면, 그 감각 하나로 무작정 퇴사를 해버리기도 합니다. 반대로 최대한 이성적으로 현재 상황을 분석해, 실패할 확률이 가장 낮아 보이는 선택지를 고르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시간이 지났을 때 이 중 자신의 선택에 가장 만족하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제 생각에 정답은 ‘알 수 없다’입니다. 어떤 기준으로 선택을 하더라도 후회가 남을 가능성은 모두 존재합니다. 가장 믿는 사람의 조언을 따라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사람은 결국 내가 아니기 때문에 아무리 내 입장에서 생각을 해도, 매번 나와 딱 맞는 선택지를 추천해 줄 수 없습니다. 감정에 따라 ‘일단 하고 보자’로 결정하면 당장의 스트레스는 줄어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장 다음 달부터 내야 할 월세나 공과금, 통신비가 눈앞에 있는데 수입이 없다고 생각해 보세요. 마음이 가벼워진 만큼 현실은 그보다 더 무거워지곤 합니다.



그렇다고 이성적인 고민이 늘 승리를 보장하느냐고 묻는다면, 그것도 아닙니다. 고민하는 시간 동안 상황은 계속 움직이고, 실시간으로 최적의 선택지가 줄어들기도 합니다. 실패하지 않기 위해 지나치게 고민하다 보면 결정을 늦추고, 늦어진 결정은 또 다른 후회를 낳습니다. 결국 “어떤 방식이든 후회는 남는다”는 결론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어떤 기준으로 결정하느냐’보다 더 집중해야 할 것이 따로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내가 내린 결정을 ‘최대한 좋게 만드는 것’입니다. 성공한 사람들이 걸어온 과정을 관찰하면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그들은 어떤 선택을 하든 그 선택이 자신에게 도움이 된다고 믿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실제로 도움이 되도록 행동합니다. 설령 어쩔 수 없이 한 선택이라 해도, 어떻게 받아들이고 움직이느냐에 따라 원래 자신이 원했던 선택지보다 더 좋은 결과를 얻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연인이 바람을 피워 이별을 선택하는 상황은 누구에게나 아프고 불쾌한 결말입니다. 하지만 이후의 삶은 똑같지 않습니다. 전 연인과 비슷한 사람을 만났을 때, 분명 매력적이고 서로에게 호감이 있다는 것도 알지만 아플 걸 알기에 시작 자체를 하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 반대로 어떤 사람은 처음엔 밀어내다가도 외로움을 견디지 못해 “이 사람은 다를 거야”라고 스스로를 설득하며 만남을 시작하고, 결국 또 비슷하게 헤어지기도 합니다. 여기서 갈리는 것은 ‘선택의 종류’가 아니라, 선택 이후의 태도와 학습입니다. 후회를 줄이는 힘은 종종 그 지점에서 생깁니다.






항상 일관된 기준의 선택이, 매번 좋은 결과를 보장해주진 않습니다. “일어난 일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는 말도 어느 정도는 맞지만, 그 생각이 모든 걸 해결해주지는 않습니다. 누가 봐도 좋지 않은 결과 앞에서 “이런 상황도 의미가 있지”라고만 반복하는 건 긍정이라기보다 맹목적인 낙관주의에 가깝습니다. 후회하지 않는 선택이란 결과가 나쁠 때도 억지로 미화하는 능력이 아니라, 나쁜 결과를 ‘자료’로 삼아 다음 선택의 질을 높이는 능력에 가깝습니다.



결국 가장 후회하지 않는 선택은, 완벽하게 맞히는 선택이 아닙니다. 내가 선택한 길에서 책임질 부분을 분명히 하고, 필요하면 수정하고, 배운 것을 다음에 반영하는 선택입니다. 조언을 구하든, 감정을 따르든, 이성적으로 분석하든 중요한 건 '그다음부터'입니다. 선택 후에 “이 선택이 나를 어디로 데려가고 있는지”를 계속 관찰하는 것. 그 길이 틀렸다면 자존심이 상할지언정 삶을 위해 방향을 바꾸는 것. 우리가 정말로 집중해야 하는 건 '완벽한 선택을 위한 고민'이 아닌, 내가 내린 결정이 무엇이든 '내 삶에 정말로 도움이 될 수 있게 행동하는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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