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에 끌리고, 결핍을 사랑하다

by Quat


당신은 어떤 사람을 사랑하는가. 이 질문을 받은 당신의 머릿속엔 여러 사람들이 스쳐 지나갈지도 모른다. 그동안 만났던 전 연인들, 현재 호감을 느끼고 있는 사람, 평소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연예인 등을 떠올리며 그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 과정을 통해 내가 사랑하는 이들이 가진 공통점을 찾은 사람도 있을 것이고, 찾지 못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사실 공통점을 찾았는지는 그다지 중요한 게 아닐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요즘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연인 또는 배우자란 소위 '육각형의 인물'이기 때문이다. 외모, 키, 인성, 학벌, 연봉, 공감능력 등 사람마다 중요도는 다르겠지만 어느 것 하나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순간부터 머릿속은 복잡해진다. '내가 과연 이 사람을 사랑할 수 있을까?' 누군가를 만나 사랑하고 싶어 하지만, 시작조차 하지 못하는 게 바로 이 때문이다.






완벽한 사람을 만나 사랑한다는 것만큼 행복한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사랑을 하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사실 '완벽한 사람'이라는 건 존재할 수 없다. 왜냐하면 사람의 성향이라는 건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장점이 되기도 하고 단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정함과 우유부단함, 강한 리더십과 이기적인 면은 상황에 따라 그 얼굴을 바꾼다. 결국 자신의 기준에서 그 사람이 완벽해 보이는 건, 정말로 그 사람이 완벽한 게 아니라 내가 그 사람의 좋은 면만을 보려고 하기 때문에 생기는 일종의 착시 현상인 것이다.



새롭게 연애를 시작했을 때를 떠올려보라. 나이를 먹고 몇 번의 연애를 하면서 우리는 경험을 통해 생긴 나름의 기준으로 전에 만났던 사람보다는 나은 사람을 선택한다. 하지만 연애 기간이 길어지고 그 사람에 대해 알게 되면서 매 순간 그 선택에 만족했는지를 떠올려보라. 아마 그렇지는 않았을 것이다. 어떤 순간엔 '이 사람에 이런 모습이 있었나?'라는 의문을 가지기도 하고, 싸울 땐 '전에 만났던 사람보다 더 별로네'란 후회를 한 적도 있을 것이다. 시작할 땐 내 기준에서 나름 완벽했던 사람이, 연애 이후 여러 사건을 거치다 보면 그 완벽함이 생각보다 쉽고 빨리 벗겨지면서 '전에 만났던 그 사람이나 이 사람이나 다 비슷하구나'란 결론에 도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사람을 만나 사랑해야 하는 걸까. 개인적으론 "내가 품을 수 있는 범위의 결핍을 가진 사람"을 만나는 것이라 생각한다. 종종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결핍을 갖고 있는 사람을 만나는 사람들이 있다. 흡연을 싫어하면서 흡연자를 만나거나,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이 게으른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 이런 경우 상대가 가진 결핍보다 더 큰 장점에 끌려 만나지만, 그 결핍으로 인해 이별하는 게 대부분이다. '사랑하면 담배 정도야 끊을 수 있지'라던가 '함께 운동하면 좋지'라는 건 지극히 혼자만의 생각이자 바람이다. 자신이 품을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결핍을 가진 사람을 만나 오랫동안 행복하게 산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영역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사람에겐 한 가지 특징이 있다. 그건 바로 그들이 솔직하다는 것이다. 솔직하다는 건 자신의 모습을 꾸밈없이 드러낸다는 것이다. 거기엔 자신이 가진 장점뿐만 아니라 결핍까지도 포함되어 있다. 대다수가 호감을 가지는 사람에게도 결핍이 있지만, 그들이 가진 결핍은 누구나 갖고 있는 정도에 불과하다. 반면 많은 사람들이 싫어하는 사람은 정반대다. 그 사람이 아무리 수많은 장점을 갖고 있다고 해도 그 누구도 쉽게 이해할 수 없는 결핍이 있다면, 우리는 그 사람을 싫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무언가를 진심으로 사랑할 땐 그것이 가진 장점만을 사랑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이 가진 결핍까지도 이해하고 품어줄 수 있을 때, 우리는 그것을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스스로 생각한다. 어떤 사람을 좋아하기 시작했을 때 곰곰이 생각해 보라. 그 사람이 가진 결핍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말이다. 그 사람과 대화를 하고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상대의 결핍에 대해 알게 되었을 때, 그것까지도 사랑할 수 있는지 깊게 생각해보아야 한다. 사랑이라는 감정에 취해 자신의 그릇을 과하게 평가해 섣불리 만남을 시작했다가, 서로에게 깊은 상처를 남기고 헤어진 경험이 있다면 이 말의 의미에 대해 잘 알 것이다. 완벽에 끌려 만났지만 결핍까지 사랑하게 되는 것. 정말로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그런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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