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윗금귤 May 16. 2023

오래된 것

무엇이든 신경써주지 않은 오래된 것은 낡아버린다. 그리고 그렇게 잊혀진다.

아끼던 옷도 결국에는 오래되면 장롱 가장 안쪽에 버려진다.

켜켜이 쌓여가는 옷들 사이에 잊힌 채 그렇게 쭉-

언제 꺼내질지 모르는 채,

언제 다시 자기를 찾아줄지도 모르는 채,

언제 기억해 줄지도 모르는 채,

그렇게 고스란히 그곳에 남겨져있다.

그리고 그렇게 수명을 다해 다시 꺼내질 때쯤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돼버린다.


관계도 마찬가지다. 오래되고 익숙한 관계는 마치 장롱 가장 안쪽에 있는 옷과 같다. 항상 있지만 신경 써주지는 않는 그런 옷. 익숙함에 속아 곁에 언제나 있을 거라는 생각은 오만이다. 신경 써주지 않는 관계는 이어질 수 없다.

그 관계에 더 이상의 수명은 없다. 이미 상실된 것을 애써 돌려보려 해도 그것은 이미 끝난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흔들리지 말 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