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하면 자고
배고프면 먹는 건데
오늘은
좋아요, 라는 말처럼 아무에게도 피해 안 주는 말만 했습니다
7번 버스를 놓쳤을 때도
겁을 화라고 말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도
엄마는
늘
제가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해 주셨는데
영화 보면서 울고, 본 얘기를 남에게 해주면서 또 울고
심지어 영화 볼 때보다 더 많이 우는데
어디 갔다가
안 돌아오는 어른들은 어찌 된 걸까요?
크게 추울 거라고 뉴스에서 말합니다
밤은 자신을 최대한으로 몰아붙입니다
모든 일이 안 풀리는 때가 있습니다
세상이 믿어 줄까, 하는 의심으로 잠 못 자는 날이 있습니다
ㅡ '입동' 석민재. 모던포엠 12월호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