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운은 시 같고, 하평은 소설이고
병우는 어릴 적부터 영화감독이 되고 싶었다
손으로 카메라각을 잡으면서 교실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찍으면서 감독놀이를 했다.
중학교 3학년때의 기억이다. 같은 반이었고 옆자리에 앉았고 동그란 눈으로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필름 없는 손카메라로 찍었다.
국내영화(연평해전) 몇 편에 조감독도 했고, 호주, 캐나다서 영화 시나리오도 오래 썼고 공부한 병우가 만든 게임 영상을 보고 후기를 얘기해달라는데,
난 열심히 보고 또 보고 있고
민재야? 너는 쓰고 있나? 하평.
응.
하평이 뭐가 글이 돼? 뭐가 있었어?
월운에서 병우가 달만 보고 자랐을 때 나는 강하류 새마을 공장 염색천 심부름 자주 다녔어, 학생회장 출신들이 많이 나온 동네라 전봇대에 데모, 박종철 사진 등 전단들이 붙어있었고 그거 보면 빨갱이라고 리장이 그랬지.
새마을공장 코르덴염색공장서 나온 오염수도 보고 자랐고, 재첩 잡던 강이 썩는 것도 보았고, 한 지붕 다섯 가족이 여러 곳. 하평은 옆집서 싸움이 번져 동네싸움이 되기도 종종.
나는 정부미 길바닥에 쏟아 부운 정부미 쓸어 담고 우물집에 물 얻으러 가고 성당 울타리 탱자 따고 동네 상여 만장 들고 오백 원 벌고 공사판 가고 나면 구리 못 모아서 엿 바꿔먹고
아, 길다. 병우야
아니 하평서 그랬다고?
그래, 내가 그랬잖아 월운은 시, 하평은 소설이라고.
학교 나도 다닐까? 경희사이버 나도 공부할까?
응 해라. 시나리오 스토리 소설 다 배워라. 시도 쓰고.
좋나?
응 내 봐라. 이 행복하고 믿음직한 학생의 얼굴.
울 집 독채 내어 줄게. 시나리오 쓸 때 여기 와서 쓰라. 밥 해줄께. 빤스만 빼고 다 빨아주게.
알다.
영상 보고 꼼꼼히 보고 야무지게 솔직하게 다 말해줘라.
응
내는 상업인이다. 작가가 아니고.. 니만 보면 그런 생각 든다.
내 친구 딸랑 니랑 내랑 둘 삐인데. 니는 시나리오. 감독, 내는 시.
잘해보자. 병우야.
https://youtu.be/ROXdOzlIe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