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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선씨 Aug 04. 2021

희미해져가는 느낌

창문을 열고 날아가는 상상

잠이 오지 않는 밤에는

그리고 외롭다 느껴지는 밤에는

상상을 하고는 했다.


지금 누워있는 침대의 베개와 이불

누워있는 그대로 창문이 자동적으로 열리고

그 밖으로 나가는 상상

밤바람의 시원함을 맞이하며 하늘을 날아

친정 대구집 대문을 통과하고 현관문을 열고

할매 방으로 들어가 할매 옆에 눕는 상상


그 상상을 하면 예전에는 잠이 참 잘 왔다.

잠이 언제 들었는지 못 느낄 정도로 단잠을 잤다.

그런데 어젯 밤에는 그 상상에 눈물이 났다.


아이를 둘이나 낳고 갓 태어난 생명에

행복에 겨워 우는 것도 아니고

할매옆에 누워 잠든 상상에 눈물을 흘리다니

나도 나를 모르겠다.

정말 나도 나를 모르겠다.


막상 가면 노인의 냄새와 가족들의 싸움소리가

거슬려 집으로 얼른 돌아오고 싶어 하면서도

대구집에 가서 잠드는 상상에 눈물이라니


나도 나를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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