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한 세상, 손쉽게 끓여먹자
평소 저녁을 일찍 먹는 편인데
퇴근이 늦는 날에는 잔뜩 예민해지곤 한다.
7시에 퇴근해서
집에 가서 음식 준비해서 먹으면
8시...!
그런 나를 모를 리 없는 친구는
밖에서 사 먹거나
빨리 먹을 수 있는 메뉴를 먹기를 권하지만
왠지 늦게 퇴근하는 날에는
더 맛있는 걸 먹고 싶은 보상심리가 뒤따른다.
햇살도 따사롭고
봄내음이 달큰하게 코끝을 간지럽힐 때는
봄철 음식이 먹고 싶다.
봄동무침
냉이된장국
쭈꾸미볶음
떠오른 메뉴들은
왠지 다 손이 많이 가는 것 같고
공복이 더 이상 길어지면 폭식할 거 같고
시간이 늦으니 탄수화물(밥)을 적게 먹고자 정한 건
냉이 쭈꾸미 전골
전골은 육수만 끓으면
그때그때 야채를 휘이휘이 저어서 바로바로 먹을 수 있으니
빠른 섭취가 가능하며
속도 든든하다는 매우 큰 장점이 있다.
마트에 가서
장바구니에
쭈꾸미 넣고 냉이 넣고
두부 넣고 청경채 넣고 알배추 넣고 대파 넣고
표고버섯 넣고 소고기 조금 넣으니
채선당을 가는 게 나을 듯싶다.
재료비만 5만 원 나오겠다.
재료 손질에도 상당한 시간 걸리게 생겼다.
방법을 바꿔
쭈꾸미와 냉이 청경채를 담고
밀키트 쪽으로 간다.
소고기 전골 키트가 때마침 50프로 할인!
밀키트의 재료들을 한데 넣어 끓이는 동안
쭈꾸미와 냉이를 재빨리 손질해서
버너 위에 냄비 올려 끓이는데 시간은 무려 10분 소요!
세상 참 좋아졌다
밀키트 만만세
주어진 육수 양념에 물 1200ml를 넣어서 끓이려다가
약간 비릿한 느낌이 있어서 집에 있는 육수재료는 좀 더 추가했다.
황태포, 다시마 한 조각.
하지만 끓이다 보니 어차피 채수가 잘 우러나와서 굳이 육수에 공들일 필요는 없었다.
밀키트 안에 샤브샤브 양념도 있어서 따로 담기만 하면 되었고,
숙주나물, 알배추, 버섯류, 야채류, 단호박까지 아주 구성이 완벽했다.
게다가 과도한 재료 구매로 남길 일 없으니 그 또한 매우 만족스러웠다.
밀키트 사용을 꺼렸던 이유 중 하나가 일회용 쓰레기였는데,
장바구니를 다시 비우며 보니
소분되어있는 야채들, 버섯, 고기를 사는 하나하나가 다 일회용 플라스틱에 포장되어있었다.
차라리 밀키트가 재료를 모아서 진공포장을 하니 쓰레기가 덜 나오는 건 아닐까 생각했다.
그러니 오늘 저녁은 밀키트 추천합니다.
전형적인 전골에 쭈꾸미와 냉이만 넣으면 봄철에만 먹을 수 있는 제철음식이라구요!
아 마지막 육수에 우동사리나 죽 잊지 마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