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넷 Linette May 18. 2022

저는 OOO에 입사하기 위해 태어났습니다

'내'가 아니라 '회사'를 기준으로 생각해라

 덕력만큼 중요한 것은 직무 FIT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 핏은 어떻게 구별하는가? 아마도 특정 직무에 지원하는 많은 사람들은 본인이 그 일에 아주 적합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특히, 마케팅 파트는 더욱 말이다. 마케팅 필드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모두가 이 일이 좋아서 한다는 것이다. 직무 FIT의 가장 큰 조건인 '애정'이 대부분이 충족되어 있는 상태라는 거다. 그렇다면 이 애정이 넘쳐나는 지원자들 가운데에서, 내가 더 핏함을 어떻게 어필할 수 있을까? 아니, 애초에 내가 핏한게 맞기는 한 걸까? 




CHAPTER 2.

'내'가 아니라 '회사'를 기준으로 생각해라.


 결론부터 말하자면, 핏이란 건 끼워 맞추기 나름이다. 나의 대답이 허무할 수도 있지만, 일단 내 이야기를 들어주길 바란다. 네이버 Corp.branding 팀에 인턴 면접 준비 당시, (이 동기 역시 단순하였다. 네이버의 브랜딩 과정을 겪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전에 카카오와 플레이리스트에서는 콘텐츠 관련 '마케팅'만을 해왔기 때문에, '브랜딩' 관련 경험이 부족한 나는 몇 가지 필살기를 준비하였다. 첫째로, 마케팅과 브랜딩의 업무를 연결 짓는 작업이었다. 아시겠지만, 두 직무는 온전히 구분하는게 어려울 정도로 교차점이 많이 존재한다. 하여 이러한 교차되는 부분을 매우 구체적으로 연결 지어, 내가 그동안 마케팅팀에서 쌓아온 능력치를 브랜딩에서 어떻게 녹여낼 수 있는지 스토리텔링을 만들어 내었다. 이는 서류에서도, 면접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둘째로, 네이버라는 브랜드에 대해 나의 관점으로 분석하였다. 단순히 일반인의 시선에서 보는 네이버가 아닌, 취준생 혹은 MZ세대의 입장에서는 네이버가 어떻게 비치는지, 그래서 악영향이 무엇인지, 또는 장점으로 승화할 포인트는 무엇이 있는지 말이다. 재밌게도, 나는 실제 면접에서 이 준비에 딱 맞아떨어지는 질문을 받게 되었고, 그날의 면접 중 유일하게 면접관분들에게 육성 리액션을 받았던 대답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 질문이 내 당락을 결정하였던 것 같기도 하다. 다행히도 네이버 역시 최종 합격을 할 수 있었고, 현재까지 즐겁게 근무 중이다. 만 22살이었다. (콘텐츠 마케팅이 천직이라고 생각했는데, 기업 브랜딩도 만만치 않게 재밌다. 세상에는 재미있는 일이 너무 많다.)

 이 두 가지 방법의 공통 베이스는 무엇이냐 하면, 바로 내가 아니라 네이버가 중심이라는 것이다. 나의 스펙에 대한 어필은 우선순위가 아니다. 간혹, 다대다 면접을 보다 보면 경험이나 스펙이 과도하여, 본인에 대한 자랑만을 늘어놓은 면접대상자들이 많이 볼 수 있다. 그들의 심리 역시 이해는 된다. 제한된 시간 내에, 나의 장점을 어필하고 싶기 때문에 '내'가 그동안 무엇을 해왔는지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면접관들은 우리 팀에 맞는 사람을 찾고 싶은 것이지, 제일 잘난 사람을 찾는 것이 아니다. 하여 면접을 준비할 때, 중요한 것은 가장 가운데 '네이버 Corp.branding팀'을 놓고, 이를 기준으로 이 팀에 완벽히 맞아떨어지는 나를 메이킹해가는 것이다. 상황에 따라서, 내 경험이나 경력이 필요한 곳에 집어넣어 가면, 네이버라는 기업에 온전히 나를 맞추어 갈 수 있다. 이 작업은 사실 꾸준히 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계속해서 하다 보면, 핏을 맞추어가는 요령이 생기는 것 같다. 

 혹자는 FIT이 타고나는 것이라고 하기도 한다. 가끔 나를 잘 알지 못하는 이들은, 그들이 만들어 낸 '마케팅적 감각을 타고난 나'를 부러워하고는 한다. 그러나 그런 나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 바닥에 타고난 게 어디 있으랴. 다 보고 듣고 경험한 것들의 결정체인 것을. 물 위에서 보면 평온해 보이는 오리도, 그 밑에서는 가라앉지 않으려 쉼 없이 발을 휘젓고 있다고 했던가. 지금의 나는 딱 그 상태이다. 마케팅 필드는 잠시라도 쉬면, 이 레드오션 속에 가라앉는다. 그들은 알지 못한다. 매일 밤마다, 커뮤니티를 돌아보며 혹여 내가 놓친 트렌드가 있을까 걱정하는 나의 모습을 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덕후가 세상을 바꿀 것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