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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anted Creative and Design May 13. 2022

디자이너를 위한 디자이너, 디자인플랫폼팀(2)

원티드 디자인플랫폼팀 인터뷰


디자이너를 위한 디자이너, 디자인플랫폼팀(1)에 이어서...



이런 고민의 결과물이 궁금한데요, 최근 했던 프로젝트 중 하나만 예시로 소개해주세요!


상효 : 우선 위에 이미지로 잠깐 보여주긴 했는데, 기존에 있던 타이포그래피 라이브러리를 개선해 개발플랫폼팀과 시스템으로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현재는 서비스를 디자인할 때 쓰는 타이포그래피 규칙이 단순히 숫자로 위계가 잡혀 있는 형태인데, 어느 크기가 본문 크기고, 어느 크기가 제목 크기인지를 대부분 눈으로 확인하는 상황이었거든요. 물론 이를 안내하는 가이드라인도 따로 문서화가 되어 있었지만, 접근성이 떨어지고 관리가 잘 안 되고 있었기도 하고요. 그러다 이번에 디자인플랫폼팀이 만들어지고 비슷한 시기에 생긴 개발플랫폼팀과 디자인 시스템을 만들 기회가 생기면서, 디자인과 개발에 가장 먼저 크게 영향을 주는 프로젝트로 타이포그래피 시스템 구축을 먼저 진행하고 있어요. 나중에 아티클로 써볼 예정이긴 한데요, 우선은 원티드에서 쓰는 타이포그래피 규칙에서 총 16가지였던 크기 위계를 주로 사용하는 크기 위주로 총 11개로 묶고, 이름을 Display, Heading, Body, Caption과 같이 직관적으로 쓸 수 있게 했어요. 그리고 이렇게 구분된 크기에서 적합하게 읽을 수 있게 자간과 행간을 맞추고, 현재 이렇게 달라진 부분들이 원티드 서비스 내, 외부에 도움이 되는지를 확인하며 테스트 중에 있습니다.


형진 : 상효님께서 말씀하신 타이포그래피 시스템 구축과 같이 진행하는 프로젝트인데요, 원티드에서 디자인과 개발에서 사용하는 여러 글꼴을 프리텐다드라는 글꼴로 통합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도 마찬가지로 서비스 반영 이후에 따로 정리해 아티클을 써 볼 예정이니, 많은 기대 부탁드려요!


프리텐다드 글자 하이라이트




플랫폼 디자이너라는 직군은, 이슈가 되고 알려진 것에 비해 아직까지도 보편적인 느낌은 들지 않는 것 같아요. 그만큼 어떻게 플랫폼 디자이너가 될 수 있는지, 어떻게 커리어를 쌓아갈 수 있을지도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것 같고요.


여러분들의 그간의 커리어 여정과 경험 중 어떤 부분이 플랫폼 디자이너로서 일하는 데에 도움이 되었는지 인터뷰를 읽는 분들에게 알려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석희 : 디자인을 하면서 오랜 기간 개발자 및 동료 디자이너들과 많은 협의와 설득의 과정들을 주도했었는데 이런 경험들이 플랫폼 디자이너로서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정답에 이르는 방법이 사람마다 다를 수 있는데, 나, 혹은 우리 팀이 답을 찾는 과정을 공유하고 협의를 통해 최선의 합의점을 찾는 경험들이 결국엔 좋은 솔루션을 도출하게 되었고, 이 솔루션을 적용하고 나니 실제로 제품의 제작 속도나 완성도가 눈에 띄게 개선되더라고요.


형진 : 전 사실 이것저것 다 했었거든요. 그렇게 쌓은 디자인과 퍼블리싱 개발 역량을 활용해 이전 회사에서는 소프트웨어 개발에서부터 디자인까지 다 활용할 수 있는 작업을 주로 했는데, 원티드랩 디자인플랫폼팀에 UX 엔지니어로 입사하게 되면서 디자이너와 개발자 사이에 놓칠 수 있는 부분들을 해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상효 : 프로덕트 디자이너로서 고객 중심으로 사고하는 것, 비즈니스 관점에서 제품의 효용을 측정하려고 노력했던 것,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일을 잘 되게 만들기 위해 논의했던 모든 경험이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그중에서도 특히 반복적인 작업을 최소화하고, 이렇게 조직이 아낀 시간에 더 나은 일에 몰입하게 만들기 위해 어떤 고민이 필요한지 깊게 생각해보았던 게 중요했던 것 같고요.


 
어떤 고민을 하셨는지 더 자세히 말씀해주시겠어요?


상효 : 다양한 디자인 툴의 숙련도를 넘어 그 필요성에 대해 깊게 이해해 보려는 노력, 다양한 디지털 제품을 직접 사용해보며 분석하는 습관, 동료의 고충에 공감하려는 자세가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런 리서치를 반복적으로 진행하며 동료들에게 공유하다 보면 더 효율적으로 조사하고 알려줄 수 있게 되고, 이런 과정이 디자인 시스템을 만들고 퍼트리는 과정과도 일맥상통하거든요.


논의 중인 형진님, 상효님



디자인 시스템이 무엇이라 생각하시는지, 세 분의 관점이 궁금해요.


석희 : 디자인 시스템은 장편 소설을 여러 작가가 나누어 작성하고 이를 다시 모아 책으로 만드는 일과 유사하다고 생각합니다.(디자인 = 단어, 시스템 = 글을 쓰는 문법, 제본 = 코드화) 하나의 소설을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필요한데 이 책이 실제로 출간되었을 때 실제로 흥행을 할 수 있을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죠. 그래서 원티드는 스쿼드라는 조직을 통해 여러 종류의 단편 소설들을 발간해 독자들의 반응을 살피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렇게 작성된 단편 소설들이 원티드가 만들어 나가는 거대한 스토리와는 조금씩 동떨어진 부분이 생기더라고요. 여러 명의 작가들이 세계관 확장을 하다 보니 아무래도 이렇게 아쉬운 부분들이 생길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는 작가들 간의 어조와 문법을 맞추고, 글의 퀄리티를 높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같은 단어를 사용하게 하고, 발간하는 책의 포맷도 통일하여 보다 빠르게 소설을 독자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개선하고 있는 중입니다. 비유를 통해 설명해 봤는데 느낌이 오셨을까요?


상효 : 원티드 브랜드 내에서 제품을 더 빠르고 일관적으로 제안할 수 있게 만드는 모든 활동이라고 생각해요. 따라서 제품을 직접 만들어가는 핵심 메이커 분들이 빠르고 직관적으로, 동일한 의도로 사용하실 수 있게 패턴화 할 수 있어야 하고, 이상적으로는 원티드의 ‘모든 구성원’이 언제든 쉽게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지향하고 있어요. 시스템이 널리 사용될수록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구성원이 많아질 것이고, 조직은 그만큼 다양한 시도를 빠르게 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에요. 따라서 폰트, 컬러, UI 등을 높은 수준으로 만들어 배포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넓은 의미에서는 디자인 시스템을 널리 알리기 위한 문서화나 프레젠테이션, 교육도 포함된다고 생각합니다.


형진 : 재밌는 이야기인데, 두 분과 같이 일해보니 모두 같은 곳을 바라보면서도, 각자 중요하게 바라보고 특화된 지점들이 조금씩 보이더라고요. 상효님은 말씀하신 것처럼 범용성 확보에 강점이 있으시고, 석희님은 디자인 시스템이 가져가야 할 방향성, 그리고 정성적인 부분에 강점이 있으시면, 저는 그 중간이 아닐까 싶었어요. 각설하고, 제가 바라보는 디자인 시스템은, 개발에서 작업 능률을 늘리기 위해 자동화 프로세스가 있는 것처럼, 마찬가지로 디자인에서 작업 능률을 늘릴 수 있는 방법론이라고 생각해요. 어떤 요소를 업데이트하면 그 요소를 쓴 작업물, 오래된 작업물이더라도 전부 자동으로 반영될 수 있는 모습을 생각하면 멋지잖아요. 과거에 있더라도 작업 한 번이면 현재로 가져올 수 있는 개념이 디자인 시스템이라 생각해요.


피그마로 정리 중인 디자인 시스템의 일부



이런 원티드 디자인플랫폼팀의 플랫폼 디자이너로서의 경험이, 각자의 커리어에 어떤 의미인지, 앞으로 어떤 커리어를 더 그려가 보고 싶은지 궁금해요.


석희 : 아직 ‘플랫폼 디자이너 = 디자인 시스템 구축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업계에서는 강한 것 같아요. 그런데 실제로 플랫폼 디자인 업무를 하다 보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순히 디자인 시스템만을 잘 만들어서는 안 되더라고요. 일반 기업에서는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조직 문화나 시스템에 대한 점검을 하고 컨설팅을 받아 솔루션을 도입하는 형식을 띄게 되는데 플랫폼 디자이너들도 결국 이러한 방향성으로 성장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제품 조직이나 디자인 조직의 문제가 발생하면 제품 제작 속도 및 퀄리티를 개선하기 위한 적절한 솔루션을 플랫폼 디자이너가 제시해 주는 형식으로 말이죠. 그런 면에서 원티드는 플랫폼 디자이너가 성장하기 좋은 조직인 것 같아요. 원티드는 이미 성장하는 조직에서 발생할 수 있었던 다양한 제품 제작에 관련된 문제들을 빠르게 개선해본 경험과 노하우가 많으니까요. 원티드에서 이렇게 계속 문제를 해결하다 보면 어느 순간 플랫폼 디자이너를 넘어선 디자인 시스템 컨설턴트(?), 디자인 시스템 마스터(?)와 같은 어떤 무언가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요?


상효 : 저는 ‘디자이너'라는 직무를 갖고 있는 분들 뿐 아니라, 모든 사람이 자신의 삶을 설계하는 디자이너라고 생각해요. 모두가 부담 없이 디자인할 수 있는 세상을 회사에서 실현해 보고, 그 과정에서 좋은 분들과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것이 커리어적인 기쁨 중 하나입니다.


형진 : 디자인 시스템은 목적이 아닌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디자인 시스템을 통해 원티드라는 브랜드와 서비스를 드나드는 사람이 편안함을 느끼고, 자신의 커리어를 더욱 편하게 찾을 수 있는 큰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고요, 그런 환경을 멀리서 봤을 때에도 잘 굴러가는 모습을 그려가 보고 싶고, 녹지 만들듯 여러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줄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그려가 보고 싶습니다.

고민이 많은 디자인플랫폼팀



각자 가장 고민하고 있는 업무는 무엇인지, 플랫폼 디자이너로서 풀고 싶은 문제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상효 : 원티드 구성원 모두가 디자인하는 세상이에요. 직무를 막론하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제로 구체화하기 위해 화면을 처음부터 그려야 한다는 것은 큰 부담일 수 있는데요, 디자인 시스템을 통해 아이디어를 실제로 테스트해볼 수 있는 시간을 단축하고, 더 나아가 시스템 속 여러 사례를 함께 살펴보며 모두가 더 좋은 방식으로 생각을 발전시킬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기까지 하려면, 저희 팀이 할 일이 참 많을 것 같네요! ㅎㅎㅎ


형진 : 지속 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것! 미리 먼저 잘해두고 나중에 편해질 수 있는 여러 방법들을 고민하고 풀어나가고 싶습니다. 욕심이 있다면 그런 방법들이 원티드 바깥에서도 두루 쓸 수 있으면 좋겠다, 정도예요.


석희 : 원티드의 조직 규모가 계속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플랫폼 조직(개발 플랫폼팀 + 디자인 플랫폼팀)의 업무들도 빠르게 확장되고 있는 편이에요. 그러다 보니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생긴 코어 이슈들도 개선해야 하고 모두가 함께 쓸 디자인 시스템의 구축, 통합 인증 시스템 구축 등 제품 제작 업무 개선에 관한 다양한 업무들이 많아졌어요. 즉, 해야 할 업무가 많은데 손이 아쉬운 상황이죠. 저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시도해 보고 있습니다!


원티드의 디자인플랫폼팀에 대한 궁금증이 많이 풀리셨을까요? 앞으로도 원티드의 제품 제작 프로세스를 지속 개선해줄 디자인플랫폼팀에 대한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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