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아니 오늘 새벽 자려고 누웠는데 평소 내게 잘 전화하지 않는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그 친구는 우리가 함께 알고 있는 친구가 걱정이 되니 전화를 걸어 달라고 내게 말했고 나는 평소 내게 전화하지 않는 친구가 야밤에 전화했다는 것, 그것이 더 걱정이 되어 이런저런 말을 하다, 우리가 함께 알고 있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친구는 전화를 바로 받지는 않았다. 처음엔 통화 중이었고 그다음에 다시 걸으니 바로 받았다. 나는 친구에게 괜찮지? 물었고 친구는 그럼. 난 늘름한 어른인걸. 말했고. 난 그래. 알지. 대답했는데. 친구는 내게 뭐 하고 있었어? 물었고. 나는 전화하고 있지. 대답했고. 그전엔? 묻기에, 전화를 받았지. 그리고 전화를 걸어야 된다고 생각했지. 대답했다. 전화를 끊은 뒤에는 내게 잘 전화하지 않는 친구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친구는 안도했는지(사실 알 수 없다. 안심했을까? 그랬으면.) 웃었고. 모르겠다. 나는 다시 자려고 누웠다가 어떤 마음 때문에, 그런데 이게 무슨 마음인지는 잘 모르겠어서 또 다른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가, 신호음이 오래 가기 전에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잠에 들었나? 모르겠다.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지. 내가 정말로 묻고 싶었던 게 대체 뭐였는지. 괜찮지? 잘 지내지? 이런 건 아니었던 것 같은데. 밤이었고. 모르겠다. 비는 대체 언제부터 내리고 있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