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한 복수

by 공 탄

버스 안의 공기는 불쾌했다. 누군가 크게 숨을 내쉬자 뜨끈한 바람이 뺨에 와 닿았다. 사람들이 내뿜는 체취와 싸구려 향수 냄새 때문에 속이 뒤집힐 것만 같았다. 도로 정체로 버스는 느릿느릿 나아갔고, 정차할 때마다 승객들이 꾸역꾸역 밀려들었다. 나는 축축한 등과 뱃살 사이에 끼어 손가락 하나 꼼짝할 수가 없었다. 교통사고라도 난다면 모조리 불타 죽고 말 것이라는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찰나, 버스가 급정거하는 바람에 나는 앞 사람의 뒤통수에 코를 처박았고, 그 여자는 획 고개를 돌리더니 욕설을 퍼부었다. 그건 부당한 일이었다. 나는 얼굴이 새빨게진 채 식은땀을 뻘뻘 흘렸다. 그런데 더 기가 막힌 것은 사람들이 오히려 나를 미친 놈 보듯 했다는 것이다. 나는 화가 치밀었지만 아무 대꾸도 하지 못하고 도망치듯 버스에서 내렸다. 하루 종일 그 일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저 공상 속에서 몇 번이고 그 여자를 구타하고, 강간하고, 목졸라 죽이는 것 뿐이었다. 그게 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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