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화요일이 좋아지는 마법
Story and Pictures David Wiesner
Anderson Press
2012
안녕하세요, 그림책 여행자 여러분!
벌써 우리가 함께 여행한 지 열 번째가 되었습니다.
이번 주말은 한글날 대체공휴일로 인해 월요일까지 쉬는 연휴가 되었지요? 내일도 쉬어 기쁜 마음이 드는 한편 화요일에 출근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화요일이 싫어지려는 분들도 계시라 생각됩니다. 그래서 오늘은 가볍게 읽으면서도 오는 화요일이 미워지지 않을 그림책을 소개하려 합니다. 데이비드 위즈너의 <TUESDAY (이상한 화요일)>는 수채화로 사실에 가깝게 그려져 이야기의 사실성을 높였으며, 숨어있는 소소한 요소들끼리의 견고한 개연성은 독자들의 흥미를 끌어올립니다.
표지는 이 책에서 일어날 일에 대한 설명 및 궁금증을 유발하기에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제목, 시계탑, 색감을 통해 지금이 9시에 가까운 화요일 저녁시간이라는 것을 알려줍니다. 살며시 보이는 연잎과 개구리의 앞발 그리고 탑에 비친 수많은 그림자, 멀리서 이 광경을 바라보는 강아지까지. 이 책은 눈이 휘둥그레질만한 이야기를 담고 있음을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본 내용에 앞서 그려진 프롤로그 또한 재미있습니다.
어스름한 저녁시간 고요히 연잎에서 휴식을 취하는 개구리들에게 사건이 일어납니다. 마치 비행접시를 탄 것처럼 연잎이 두둥실 떠오르는 것이죠. 그것도 한 개구리에게가 아니라 여러 마리에게!
그리고 이 마법의 연 잎이 제목 페이지에 등장합니다.
화요일 저녁, 8시쯤(TUESDAY EVENING, AROUND EIGHT). 그림은 파노라마 형식의 가로로 긴 레이아웃을 유지한 채 세 칸으로 나누어져, 늪지대를 점점 확대하되 나무 위에 있는 거북이로 앵글을 맞춥니다. 그리고 그 위를 날아가는 연잎을 탄 개구리들이 등장하지요. 목을 잔뜩 움츠리며 깜짝 놀란 표정을 한 거북이와 반대로 평온한 표정을 짓고 있는 개구리를 보면 개구리가 원래 연 잎을 타고 날 수 있다고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시간만 간단하게 쓴 텍스트는 종종 등장하며 이 미스터리한 일들이 시간 순으로 밤새워 일어났음을 알려줍니다. 하지만 그림을 설명하지 않고 그 역할을 최소화함으로써 독자들이 그림에 더욱 집중하여 읽을 수 있도록 배려해 주고 있습니다. 창문 넘어 야식 먹는 남성에게 손을 흔드는 개구리, 그리고 글에 맞추어 11시 21분을 가리키고 있는 냉장고 위 시계. 그림 구석구석에서 시계를 찾아낼 수 있어 이를 찾아보는 것도 이 책을 보는 작은 재미입니다.
새벽 1시 23분. 티브이를 보던 할머니가 잠든 시간에도 개구리들의 마을 나들이는 계속됩니다.
온 마을을 누비며 장난을 일삼지요. 개구리에게 쫓기는 개는 표지에서 마을에 개구리들이 등장하는 모습을 처음 목격한 개의 모습과 닮아 있어 그림들 간의 연계성을 주려한 작가의 유머와 재치가 드러납니다.
다음날, 동이 트고 사람들이 깨어난 마을에는 연잎만이 남아있고 개구리들은 감쪽같이 사라졌습니다. 인터뷰를 하고 있는 남성은 11시 21분에 야식을 먹던 사람이고, 수사관 옆의 개는 개구리에게 쫓겼던 개로 사라진 그들의 행방을 궁금해합니다.
다음 주 화요일, 새로운 주인공인 돼지를 소개하면서 이 책은 끝이 납니다. 하지만 단일 주인공을 두지 않는 이 책의 특성상 그다음 주에도 신비한 일이 다른 누군가에게 "화요일 8시경"이라는 특정한 시간에 일어날 테지요. 이런 열린 결말은 사실적으로 묘사된 그림과 더불어 이야기의 무한성을 줍니다. 그리고 책의 내용이 현실로 연결돼 독자들은 이번 주 화요일 8시경에 지구 어딘가에서 내가 알지 못하는 누군가가 또다시 마법에 빠질 것을 상상합니다. 우연히 수요일 아침, 작은 소동이 일어난 뉴스를 접하게 된다면 이 책을 떠올리며 웃음 짓게 되겠지요. 이것이 이 책이 가진 힘이자 매주 화요일이 기대되는 이유가 됩니다.
여러분에게도 매주 기대되는 일이 있으신가요? 저와 함께하는 그림책 여행이 여러분에게 일요일의 작은 즐거움이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