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풋과 아웃풋의 발란스를 맞추자
이래 저래 공부는 하고 있는데 얼마 지나고 나면 상당 부분의 내용이 기억에서 잊히는 경험을 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공부하는 내용 중 남는 게 별로 없는 것 같다고 느껴질 때가 종종 있죠. 이건 우리의 기억력이 나빠서 그런 게 아니라 우리 뇌가 작동하는 자연스러운 방식입니다. 우리가 보고 듣는 내용의 대부분은 대뇌에서 망각된다고 합니다. 뇌가 기억할 수 있는 저장 공간에는 한계가 있으니 가장 중요한 일부의 정보만 남겨두려고 하는 뇌의 작동 원리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공부한 내용을 뇌에 오랫동안 남길 수 있을까요? William Glasser의 학습 피라미드에 따르면 우리는 능동적으로 학습할수록 더 효과적으로 학습한 내용을 기억할 수 있습니다. ‘읽기’, ‘듣기’, ‘보기’와 같은 수동적인 학습 방법으로는 50% 이하의 낮은 기억률을 보이지만, ‘토론하기’, ‘직접 경험하기’, ‘다른 사람을 가르치기’와 같은 능동적인 학습 방법을 활용하면 무려 95%까지 기억률이 올라갑니다. 결국 배운 내용을 효과적으로 기억하기 위해서는 능동적으로 학습하는 것, 즉 아웃풋(output)을 늘리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개발자의 아웃풋을 늘리기 위한 세 가지 방법을 소개드립니다.
1. 사이드 프로젝트 만들기
2. 콘텐츠 공유하기
3. 커뮤니티 구축하기
능동적인 학습 방법 중 ‘직접 경험하기’가 있었는데요, 개발자가 배운 내용을 직접 코드로 구현하며 응용 방식을 경험하는 방법으로 사이드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회사 일 외에 개인적으로 만드는 프로젝트를 ‘사이드 프로젝트’라고 합니다. 보통 연습용으로 간단한 기능을 구현하기 때문에 ‘토이 프로젝트’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물론 괜찮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시간을 들여 제대로 된 사이드 프로젝트를 만들 수도 있겠죠. 직접 아이디어 구상부터 코드 구현까지 하면 그 과정이 더 재미있게 느껴지니까요.
토스 개발자 진유림 님 모바일 청첩장 프로젝트:
사이드 프로젝트를 만들면 배운 내용을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코딩 강의를 듣고 남의 코드를 읽는 것은 수동적인 학습 방법이지만, 코드를 써보며 배운 내용을 실습하는 것은 능동적인 학습 방법입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는 업무가 아닌 학습을 위한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부담 없이 코드를 써보고, 여러 실험을 해보고, 실수도 해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다양한 시도를 해보며 직접 코드를 손과 눈으로 경험해보면, 단방향으로 정보를 접하는 것보다 내용을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를 통해서 한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어 볼 수 있습니다. 보통 회사에서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기보다는 이미 있는 프로젝트의 일부를 수정하거나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업무를 주로 하게 됩니다. 여러 명이서 협력하는 환경에서는 혼자서 모든 걸 다 만들어 볼 기회가 쉽게 주어지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만드는 사이드 프로젝트는 다릅니다. 스스로 프로젝트 세팅부터 코드 구현, 테스팅, 서버 호스팅까지의 모든 과정을 직접 다 해볼 수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지식과 경험치가 쌓이게 되겠죠.
배운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가르치는 것이 최고의 공부 방법이라는 것은 한 번쯤 들어 보셨을 겁니다. William Glasser의 학습 피라미드에서도 ‘남을 가르치기’가 최적의 기억률을 자랑하는 능동적 학습 방법의 끝판왕으로 나열되어 있습니다.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걸 어렵게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요즘 같이 1인 미디어가 흔한 시대에는 남을 가르치기가 상당히 쉬워졌습니다. 그냥 원하는 방식으로 특정 내용을 온라인에 공유하면 그 주제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알아서 콘텐츠를 찾아와 그 내용을 배워가니까요. 대표적으로 자신의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는 방법 세 가지를 소개드립니다.
블로그
많은 개발자 분들이 블로그를 통해 자신이 배운 기술적인 내용 및 커리어 관련 팁을 공유합니다. 저도 다른 개발자 분들의 블로그 글을 보고 배운 것이 정말 많고, 이제는 저의 지식과 경험을 다른 분들과 나누고자 이렇게 브런치에 글을 쓰고 있습니다. 블로그로 콘텐츠를 공유하는 것의 장점은 생각을 글로 풀어낸다는 그 행위 자체에 있습니다. 어떤 것을 글로 설명할 때는 머릿속에만 있던 내용을 논리적이고 조리 있게 풀어내야 하죠. 따라서 글을 쓰고 검토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많은 공부가 됩니다.
ByteByteGo 블로그 (뉴스레터 구독 가능):
유튜브
유튜브 영상을 통해 콘텐츠를 공유하는 개발자 분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유튜브 영상을 한 편 만들기까지는 기획, 대본 작성, 영상 촬영 및 편집까지 여러 단계를 거칩니다. 영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공부가 될 수밖에 없겠죠. 아무래도 영상으로 콘텐츠를 공유하는 방식은 블로그 글을 쓰는 것보다 훨씬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만, 유튜브가 대세 미디어인 만큼 더 많은 분들에게 콘텐츠가 전달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광고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도 있고요.
드림코딩 채널:
SNS
긴 글을 쓰거나 영상을 만드는 게 부담스러우신 분들은 SNS를 통해 짧은 글을 올리는 방법을 고려해 보세요. 요즘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다양한 SNS에서 커리어 관련 내용을 공유하시는 분들이 종종 보입니다. 커리어 관련 내용만 집중해서 공유하는 커리어리도 누적 가입자 수 20만 명을 돌파하며 많은 일잘러들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플랫폼을 잘 활용하면 비교적 적은 시간을 들이고도 효과적으로 자신의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습니다.
커리어리 인기 게시물:
혼자 공부하는 것도 좋지만, 공부를 지속적으로 이어 나가기 위해서는 같은 목표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혼자 하는 일은 ‘조금만 나중에’를 남발하며 계속 미루더라도, 누군가와 약속한 일은 반드시 지켜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사람이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이 보다 큰 책임감과 강제성을 부여하기 때문이죠. 또한 같은 목표를 가진 사람들이 모이면 그만큼 더 큰 시너지가 나고, 그 과정에서 공부 자체가 재미있게 느껴져 동기 부여가 되는 효과도 있습니다. 커뮤니티를 형성해 공부에 활용하는 두 가지 방법을 소개드립니다.
오픈 채팅방
오픈 채팅방은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가장 쉬운 방법입니다. 각자의 공부를 인증하거나, 유용한 정보를 공유하거나, 조언을 구하기 위해 질문을 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오픈 채팅방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채팅 앱으로 부담 없이 입장할 수 있고, 멤버들과 함께 실시간 교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많은 대화가 오고 갈 경우 멤버들이 피로감을 느낄 수도 있으므로, 공부를 위해 오픈 채팅방을 활용하실 때에는 관련 없는 개인적인 잡담은 자제하시는 걸 권장드립니다.
스터디
스터디는 한 주제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여 일정 기간 동안 함께 공부하는 모임입니다. ‘취업 스터디’, ‘토익 스터디’ 등 시험이나 면접을 위한 단기적인 스터디, 또는 ‘주식 스터디’, ‘아침 독서 스터디’와 같이 동호회처럼 장기적으로 유지되는 스터디가 있습니다. 개발자도 스터디를 잘 활용하면 함께 꾸준히 공부할 원동력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저는 3년째 오프라인으로 개발자 스터디에 참여해왔는데요, 네 명의 스터디원이 모여 다양한 주제를 공부하고 네트워킹을 하는 과정이 정말 즐겁고 유익하게 느껴집니다. 이제는 더 많은 분들과 함께하고자 온라인 코드 리뷰 스터디도 진행 예정입니다.
프로그래머스 코드 리뷰 스터디:
인풋과 아웃풋의 발란스를 잘 맞추면 최적의 학습 능률을 끌어낼 수 있습니다. 아웃풋 없이 인풋만 늘리게 되면 배운 내용이 오래 남지 않고, 반대로 인풋은 적은 상태에서 아웃풋만 계속 늘리다가는 내용이 고갈되고 말겠죠. 인풋과 아웃풋을 함께 늘려야 배운 내용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꾸준한 공부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는데 그렇게 공부한 내용을 그냥 흘러가도록 두면 아깝겠죠. 여러분에게 잘 맞는 인풋 및 아웃풋 방식을 찾아서 공부한 내용을 몇 배로 소화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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