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선생님 왈
내성발톱을 가진 사람은
손톱으로 살을 꾹 누를 때
자국이 남고 아픈 것처럼
발톱이 살을 짓누르면
그만큼 예민해지고
날카로워진다고
그러니 어서 치료를 받으라고
그런데
다 나아서 멀끔해지고 나서도
나의 예민함이 그대로 있다면
그 책임을
어떤 것에 물을 수 있을까
남 탓하며 단순히 생각하고
훌훌 털고 나아가는 사람이
되지 못한다 나는
내 탓 내 탓하다가
뭐를 실수했겠지
뭐를 잘못했겠지
역시 내가 문제야
하고 귀결되고 마는 정신 회로
걱정인형처럼
인형이 걱정을 대체하듯
슬픔을
대신 아파해주면 좋겠어
낫지 않았으면 좋겠다
앞으로의 예민함을
발톱 탓으로라도 돌릴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