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반짝거리는 시간을 위해
2022년 1월 1일부터 새벽 기상을 시작했습니다.
저는 타고난 야행성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며 36년을 살아왔습니다. 밤에 태어난 호랑이띠라는 핑계를 삼아 밤에 반짝반짝 빛나는 것만 같은 저의 감성을 응원해왔어요.
엄마가 되기 전까지는 말 그대로 미친 듯이 일만 하며 일에 맞춰 살아왔습니다. 신혼 초에도 언제나 제 일이 먼저였죠. 프리랜스로 10년을 살아온 저는 불규칙적인 일상에 스며들어 있었는데, 스케줄에 따라 일어나 움직이는 패턴을 결혼 이후에도 이어왔습니다.
아이를 낳고 나서는 모든 것이 바뀌었습니다. 아무리 틈을 내어 보려고 해도 제 시간은 없었습니다. 내려고 하면 아이는 더 예민해지는 것만 같았습니다. 모든 것을 아이 핑계로 돌리기도 했던 것 같아요.
아이가 30개월이 지나서야 엄마라는 존재에 실감을 좀 제대로 했던 것 같습니다, 아마. 온전히 내어 주어야 편안해지고 편안해 보이는 아이. 그렇게 아이에게 진심으로 스며들기 시작했고, 아이는 편안해졌습니다.
더불어 아이가 42개월이 된 지금 저에게 새벽이라는 고요한 시간이 허락되었습니다.
일 욕심이 꽤나 있는 저는, 가장 사랑하는 제 일을 사실 출산과 함께 거의 접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그런 것들은 마음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아이는 제 손이 없으면 커갈 수 없는 존재니까요.
대신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할 수 있는,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감사하며 즐기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제가 두 번째로 갖게 된 직업을 꾸준히 해나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습니다.
올해는 더 성실하게 나의 일하는 시간을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 가정의 평안함을 위해 나의 시간을 확보해갑니다. 출산 이후에는 나보다 더 지쳐가는 남편의 어깨에 짐을 줄여 주고 싶고, 알아가는 것이 많아지는 내 딸에게 반짝반짝 거리는 시간을 선물해주고 싶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나만의 시간이 확보되어야 하고 내가 바로 서야 한다는 것을 지난 일 년 동안 와닿게 느꼈습니다.
그래서 새벽 기상을 시작했습니다. 아직은 아이가 '엄마' 하며 한 번씩 문을 열고 나오지만, 마음으로는 엄마의 시간을 받아들여주는 것이 보입니다. 그렇게 제 시간은 쌓여 단단해질 거라 믿어 봅니다. 우리 가족의 반짝거리는 날들을 위해 나는 엄마로서, 아내로서, 온전한 나로서 나만의 시간을 만들어 가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