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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도 bando Jul 10. 2022

나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다

마인드셋이 먼저일까? 실무역량이 먼저일까?

어떤 상사로부터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반도 씨 보고서는 안 봐도 대학생 보고서다.'


처음엔 이 말이 살짝 멘탈에 기스 나는 말이었는데, 집에 가서 생각해보니 그의 시선에서는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제 아무리 고지식한 상사라도 연륜에서 오는 짬(?)은 무시할 수 없다. 나와 함께 일하는 상사들은 베테랑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그래서 저 말을 천천히 곱씹어봤다.


대학생이라는 키워드에서 뭉게뭉게 피어오른 가설들. 첫째, 대학생처럼 보이지 않기 위한 방법을 연구하며 일해야 한다. 둘째, 대학생처럼 일하는 게 오히려 도움 될 수도 있다. 전자는 대학생이라는 단어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인 결과이고, 후자는 '반대로, 대학생처럼 일하는 게 왜 별로지?'라고 생각했을 때 나온 결과이다. 다른 글에서도 얘기했듯 나는 상사에게서 피드백을 받으면, 그게 칭찬이 되었건 비난이 되었건 집에 가서 골똘히 생각해보는 타입이다. 그냥 잊어버리려고 노력도 해봤지만, 결국 이 작업은 내가 앞으로 일을 할 때 취해야 하는 포지션에 대해 해답을 내준다.  


이런 생각들을 해도 막상 일을 할 때 능률이 안 오른다면 어떻게 할까? 나 스스로는 올라가는 걸 느끼더라도, 정작 주변 사람들은 그렇게 느끼지 않는다면? 나는 가끔 일에 대해 사색적인 사람 같다. 일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건 좋지만, 실무력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하나마나와 같다. 반대로, 실무는 척척 해내는데 일을 대하는 관념이나 태도가 허술하다면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할 때 오래 못 버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난 두 가지 다 놓치고 싶지 않다.  


대학생. 이 단어는 내게 큰 단어다. 그때 그 시절 가진 열정과 터무니없는 희망을 다시금 가지고, 실무 스킬 차근차근 쌓아간다면 미래의 나는 조금 더 달라질 수 있을까? 출근 후, 퇴근 후, 그리고 자기 전 매일 밤 공부하며 그때 들었던 말을 되새겨본다.


공부를 반복하는 일상이  신념만  강하게 할지,  나은 실력도 함께 따라올지 생각하며 말이다. 언젠가  해답이 하나로 뚜렷하게 정해지는 날이 온다면, 그때에 나는   하나를 깔끔히 포기할 의향이 있다. 지금은 그저   사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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