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마디는 충분히 만병통치약이 된다
나는 나 스스로를 판단할 때, 솔직히 긍정적이고 따뜻한 말을 잘하는 사람은 아니라고 본다. 때론 이런 성격이 약이 될 때도 있지만, 가까운 사람들에겐 상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빈 말이라도 따뜻한 말 한마디가 우리 삶 속에서 꼭 필요한 걸까? 개인적으로 의무는 아니지만 한 번쯤은 갖기 위해 노력해보는 것도 좋다고 본다. 주변에 한결같이 햇살 같은 사람이 한 두어 명 정도 있는데, 이런 나마저 그들을 따라 하려 하고 있다. 그들로 인해 치유된 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는 대인관계뿐 아니라, 비즈니스에서도 연결된다고 본다.
최근에 이직 제안을 여러 군데에서 많이 받았다. 중소에서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2년도 채 안 되는 신입에게 감사하게도 연락을 주시는 헤드헌터 분들을 만나본 결과, 앞으로도 연락을 이어가고 싶다고 느끼게 해 준 분은 단 2분이었다. 이유는 앞에서도 나열했듯이 따뜻한 말이다.
헤드헌터와 영업의 차이는 어쩌면, 종이 한 끗 차이이다. 비록 취급하는 제품, 시장, 하는 일들은 다를지라도 주어진 기간 내에 최대한 발품을 많이 팔아 실적을 채워야 하는 게 그들의 일이다. 실적을 위해 노력하는 방법은 각자 저마다 다를 것이다. 영업인을 먼저 예로 들어보자. 이 영업인은 접시를 파는 회사에 근무하고 있고, 4분기 내에 이 접시를 최대한 많이 팔아줄 고객사를 발굴해야 한다. 여기서 A라는 영업인은 사후 관리를 신경 쓰지 않고 아무 접시나 아무 고객에게 무작위로 팔아 실적을 채울 수도 있을 것이고, 또 B라는 영업인은 장기적으로 접시를 사 줄 고객사들만 뽑아 영업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A의 경우 백 번 도전하면 그중 하나는 걸린다는 도전적인 마음가짐으로 영업을 했으므로, 4분기 목표를 채울 수 있는 아주 잠재적인 인재로 보인다. 한편 B의 경우, 계약 성사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그의 목적에 맞게 상성 좋은 고객과 만났다면 4분기 실적 그 이상의 성과를 볼 수 있는 잠재성을 창출할 수 있다. A와 B의 차이점은 이렇듯 영업하는 방식에서만 차이가 나는 게 아니다. B의 경우, 팔고자 하는 대상이 명확하므로 어떻게든 그들에게 신뢰를 보여줄 수 있는 액션에 신경 쓸 것이다. 이를테면, 평소에도 고객을 신경 쓰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따뜻한 말이나 행동 말이다. 이는 내가 앞으로도 연락을 이어가고 싶다고 생각한 헤드헌터와 그렇지 않은 헤드헌터들과의 차이점이었다.
생각보다 사람들은 각자 어딘가에서 경험한 말 한마디로 살아가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나의 경우, 부정적인 경험으로 인해 비관주의에 빠져있으면 항상 누군가 '반도는 그래도 항상 끝까지 해왔잖아'라고 말해준다. 맞다. 특별하게 큰 성과를 낸 적은 없어도 뭔갈 시작하면 그게 2개가 됐던, 3개가 됐던 끝은 내고 돌아오곤 했다. 어느 순간부터는 이 말에 책임감이 생겨 더 잘해보려고 한다. 최근에 만난 헤드헌터들도 마찬가지이다.
나 역시 일면식 없는 그들의 서비스로 인해 위로를 받곤 했다. 그런데 내가 앞으로 만나야 할 고객들이라고 다를 바가 없을까? 이번에 그들을 보면서 나도 앞으로 일을 할 때 그들과 같은 마인드를 갖춰야겠다고 많이 반성했다. 고객의 감동은 생각보다 오래간다. 당장 실적이 안 오른다고 걱정하지 말자. 고객을 감동시킬 수 있는 역량이 있다면 그는 충분히 좋은 헤드헌터, 영업인이 될 자질을 가진 사람이다. 오늘도 이 글을 읽는 누군가의 일이 잘 풀리기를 바라며 이만 글을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