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신신노트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반도 bando Dec 05. 2022

#신신노트 | 사업을 시작하는 방법에 관한 고찰

조르고, 조르고, 또 조르자 

얼마 전 해외 신규 사업을 맡게 된 지인으로부터 이런 고민을 들었습니다. 아는 사람은 알만큼 잠재력 있는 시장을 맡았는데, 윗분들은 왜 투자 없이 큰 결과만을 원할까 하고요. 나아가서는 결과조차 기대하고 있지 않다는 분위기였습니다. 이 말을 듣고 있는 순간 생각의 골이 깊어졌습니다. 일을 처음 시작할 때 혼자 앓고 있던 고민을 이제는 주변 사람이 겪고 있었기 때문이었지요. 무슨 말을 골라서 해야 할까 하다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일단 해보고 싶은 거 다 하겠다 해봐라, 나중에 잘되면 알아서 찾아온다.' 


이 말을 시작으로 우리는 서로 이상적인 초기 사업의 방향성, 적용 사례, 그리고 리더십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고찰을 공유하기 시작했습니다. 각자 속한 산업이나 직무 포지션에 따라 이루고 싶은 사업 Goal은 달랐지만, 한 가지는 정확히 일치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이 사업을 시작하는 데에 대한 '진정성'입니다. 미세하게는 1) 시장에 대한 애정이 있다는 점, 2) 애정이 있기에 더 공부를 많이 하는 점, 3) 누군가 시키는 대로 하는 게 꼭 맞는 방향은 아니라는 걸 알고 있는 점, 3) 그래서 'How?'를 끊임없이 생각하는 점이 이 진정성에 포함됩니다. 이 진정성은 두 사람이서 사업에 대한 고찰을 1시간 가까이 나눌 수 있게 한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예전에 누군가 그러더군요. 사업은 성패를 미리 알 순 없지만, 기획자(또는 오너)가 한 번 꽂히면 계속 Go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입니다. 보고는 말을 보태기 나름이고, 성과는 실행하기 나름입니다. 따라서 앞서 언급한 진정성을 잘 활용한다면, 지인의 상사가 언젠가 지인의 시장을 함께 돌봐주는 기회가 오지 않을까요? 단순히 상사에게 '하고 싶다'라고 감정적으로 호소하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상사에게 지금까지 조사해 본 'How'에 대한 답을 들려준 후에, 하게 해달라고 졸라야(?) 합니다. 이 방법을 다음과 같이 구성해보고자 합니다.  


< 초기 사업 어필하기 >

1. 시장 검증 방법: 잠재성 어필하기 

2. 사업 계획 선제안: 지원 요청하기 

3. 일관성 있는 Action 어필 




시장 검증 방법: 잠재성 어필하기

'투자 없이 큰 결과만 원한다'는 말은 사실 시장에 대한 기대치가 낮다는 말입니다. 이제 막 가게를 개업했는데 호객 행위 없이 손님들이 갑자기 한꺼번에 몰려오는 케이스는 극히 드무니 말이지요. 대체로 실무자는 이 호객 행위를 온전히 혼자서 할 수 없습니다. 사업 추진 여부에 대한 탑 매니지먼트의 의사, 타 부서와의 협업, 영업마케팅 예산에 대한 승낙 등이 있어야 비로소 움직일 수가 있죠. 이 일련의 과정을 가능케하려면, 의사 결정 권한을 가진 사람에게 시장성을 검증해야 합니다. 


가장 단순한 시장 검증 방법에는 1) 경쟁 업체 숫자 2) 고객 숫자 3) 수익성 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시장은 사실 이러한 정보를 확보하기 어려울뿐더러, 1번과 2번을 갖춰도 3번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기 때문에 꽤 긴 검증 기간을 요구합니다. 기업이 최대한 많은 고객이 있는 시장에만 머무려는 이유도 이 때문이죠. 


하지만 신규 사업이 발생한 혹은 추진해야 하는 배경을 알면 조금 희망이 보입니다. 그 배경에 따라 실무자가 검증해야 할 수익성의 정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직 내 사업들은 각각 특정한 사유에 의해 발생되는데, 저는 그중에서도 가장 보편적인 사유를 아래와 같이 크게 4가지 유형으로써 나누었습니다. (상세 내용은 아래 신신 노트 Intro 링크 참조)

https://brunch.co.kr/@4a5bcd71da36487/7

< 신사업 발생 배경 >

1. 모범적 사업 다각화형: 잘되고 있는데 더 잘하고 싶을 때

2. 개선적 사업 다각화형: 정체된 시장을 활성화하고 싶을 때  

3. 위기대응형: 갑작스레 발생한 위기를 보완해야 할 때 

4. 도전 지향형: 시장 상황과는 관계없이 도전해보고 싶을 때  


지인의 경우, 사업 시작에 대한 내부적 합의가 미흡합니다. 따라서 위 유형 중에서는 1번이 제일 먼저 소거되겠습니다. 이전부터 이어져 온 큰 이슈가 없다는 점에서도 3번은 소거됩니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2번과 4번인데, 지인의 회사는 기존 실적이 없는 상태에서 해외 시장을 개척해야 하고 전사적으로 활성화에 대한 의지가 없다는 점에서 2번 또한 소거됩니다. 


'4번 도전 지향형'은 다른 유형들보다도 압도적인 수익성이 검증되어야 어필하기에 유리합니다. 검증 내용으로는 시장 내 고객 수, 고객 소비 성향, 아이템/서비스 평균 단가, 아이템/서비스 출시 후 예상 반응, 그리고 예상 매출액 등이 있습니다. 만약 수익을 내는 기간이 길다면, 장기적인 차원에서 회사가 얻을 수 있는 이점을 아주 적극적이고 지속적으로 보고해야 합니다. 여기에는 리텐션율, 네트워킹, 브랜드 예상 입지, 또 다른 사업 확장의 기회 등이 있겠습니다. 직접 필드 조사를 통해 얻은 정보든, 온라인 기사나 서적을 통해 얻은 정보든 다양한 매체를 둘러보며 자기만의 인사이트를 쌓아야 이러한 검증 내용들을 준비하는 일이 가능해지겠지요. 그래서 철저한 시간 관리를 통해 가능한 단기간 내 시장을 검증하는 일이 신사업 실무자에게 필요한 역량이기도 합니다.   



사업 계획 선제안 하기: 지원 요청하기 

본 글의 소제목은 조르고, 조르고, 또 조르자입니다. 시장 검증을 통해 탑 매니지먼트에게 잠재성을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면, 그다음은 시장 개척에 필요한 자본을 지원 요청하는 일이겠지요. 사업 기대치가 낮은 관리자들에게는 기획자가 제일 먼저 사업 계획을 짜고 선제안하는 일이 좋습니다. 늘 아쉬운 사람이 더 많이 노력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선 시장 개척에는 어떤 자본이 필요한지 알아봅시다. 지인이 맡은 해외 시장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 해외 시장 개척 시 필요 자본 >

1. 부동산

2. 인력 (내/외부)

3. 미디어


1번은 언뜻 보면 선택 사항처럼 보이지만, 업계를 불문하고 본격적인 마켓 진입을 희망하고, 이에 따른 세일즈 활동이 필요하다면 반드시 고려해야 할 항목입니다. 2번 인력 부분은 내부 인력과 외부 인력으로 나누었습니다. 내부 인력은 해외 시장 영업 인력과 현지화에 투입되는 모든 부서의 엘리트 인력들입니다. 외부 인력은 내부에 그러한 엘리트 인력이 없을 때, 혹은 불필요한 비용을 보완해야 할 때 도움을 주는 협력사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3번 미디어는 간단히 말해 광고비입니다. 적절한 마케팅이 있어야 신규 고객 유입이 늘기 때문입니다. 


기획자는 자신이 맡은 시장 성향, 사업 배경, 회사 성향을 미리 파악한 뒤, 필요 자본마다 우선순위를 매깁니다. 우선순위를 매기는 기준은 1) 해당 자본을 들이는데 투입된 비용과 2) 투입 비용 대비 효과입니다. 이를 수치적으로 검증할 수 있어야 사업 계획이 비로소 설득력을 가집니다. 우선순위를 매긴 다음에는, 그 자본들을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해외 세일즈 활동 편의를 위해 현지인을 고용하겠다는 안이 있으면 대략적인 인건비 내역이 있어야 할 것이며, SNS를 통해 테스트 마케팅을 실시하고자 한다면 구체적인 콘텐츠 안과 운용 비용을 생각해놓아야 할 것입니다. 


신사업은 설득, 설득 또 설득, 그리고 돈, 돈, 또 돈의 연속입니다.



일관성 있는 Action 어필 

제일 중요한 것은 기획자 본인의 의지입니다. 아무리 청산유수하게 계획을 만들어 놓아도, 이를 완성하고자 하는 실행력이 없으면 모두 물거품이 되겠지요. 필요할 때에는 본인이 가진 생각을 확실하게 얘기하면서, 또는 행동으로 먼저 보여주면서 신사업에 대한 열정을 내비쳐야 합니다. 일관성 있는 사업 비전을 가지되, 시행착오가 있었을 때에는 문제를 재점검해보는 융통성도 보여야 합니다. 이러한 애티튜드를 가진 사람이 지속적으로 본인의 사업을 어필한다면, 회사는 언젠가 그 기획자에 대한 두 번째 인상을 갖게 될지도 모릅니다. 따라서 많이 배우고, 근거 있게 조르고, 조르고, 또 조릅시다.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 기획자들에게는 항상 서포터가 필요합니다. 오늘도 여러분의 사업이 잘 나아가길 바라며 이만 줄입니다. 






* 후속 글이 궁금하다면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러분의 고민이 궁금합니다.

* 본 글은 매우 주관적인 분석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신신노트 | 적자 사업을 만회하고 싶다면 이것 (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