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우와 현서의 이야기-1

뭐가 잘 어울린다고 한 거지

by 에토프

동욱이는 연우와 현서에게 다리를 놔주었고, 크리스마스 2주 전. 초겨울의 주말. 드디어 소개팅을 하게 됐다.


연우는 동욱이가 보여준 사진 덕에 현서의 얼굴을 알고 있었지만, 현서는 연우의 전화번호 말고는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사람들이 붐비는 역 출구에서 현서는 두리번두리번 거리며 핸드폰만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


"저.. 주현서 씨?"


검정 슬랙스에 차콜 컬러의 코트를 입고 백팩을 멘 연우가 현서의 어깨를 톡톡 쳤다.


"아, 동욱이 학교 선생님 되시죠?"


"네, 식사하셨어요? 어디로 갈까요?"


"날도 추운데 식사도 되고 커피도 마실수 있는 곳으로 가시죠?"


둘은 조용해 보이고, 사람이 적은 곳을 골라 들어갔다. 노랗고 주황빛 조명이 따뜻해 보이는 곳이었다. 자리에 앉아 외투를 벗고, 메뉴판을 둘러본다.


'동욱이는 뭐가 어울린다고 한 거지.'


둘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날도 어김없이 무채색 옷을 입은 연우와 인디핑크 컬러의 니트를 입고 왼쪽 귀에 세 개의 피어싱, 양손에 반지를 하나씩 낀 현서가 마주 앉아있다.


식사를 시키고, 잠시 정적이 흘렀다. 현서가 먼저 입을 열었다.


"동욱이 학교생활도 잘하죠?"


동욱이 말고는 생각이 나지 않았다. 현서는 첫 소개팅, 그것도 이성과 단둘이 마주 보고 앉아있는 것이 처음이라 눈은 연우를 보지만, 테이블 아래의 손은 덜덜 떨고 있었다.


"네, 괜찮은 아이죠. 제가 이 자리에 있는 게 신기하네요. 추진력이 대단하더라고요."


그렇게 동욱이 얘기를 하고 나니 또 정적이 흘렀다.


"학교 나가신 지 1년 돼가시죠? 어떠세요?"


"저는 선생님 말고는 다른 직업을 생각해 본 적이 없거든요. 아이들 가르치는 것만 생각했는데, 정작 수업 준비보다 다른 업무들이 더 많더라고요. 현서 씨는 내년에 4학년이신 거죠?

"네, 저도 빨리 졸업하고 싶어요."


현서는 먼저 사회로 나간 연우가 부러웠다. 자신도 학생 신분이 아니라면 오늘 이 자리가 조금 달랐을까 생각해본다.


"연우 씨는 시간 나면 주로 뭐하고 지내세요?"


"저는 책 보고 영화 보는 걸 좋아해서요. 주말에는 주로 서점에 가거나 집에서 시간을 보내요. 현서 씨는요?"


"저는 주로 친구들 만나서 쇼핑하거나, 맛있는 거 먹으러 다니고 그래요. 밖에 돌아다니는 걸 좋아해서요. 집에만 있으면 뭘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대화는 이어지지만 둘이 엮일만한 이야기는 없었다. 현서는 그릇을 싹 비우고, 연우는 반 정도 남긴 채 식사가 끝이 났다.


'내가 너무 먹었나. 내가 마음에 안 드나..'


그릇을 치우고, 현서는 헤이즐넛 라떼, 연우는 진저 레몬티를 시켰다.


"연우 씨는 커피 안 좋아하세요?"


"아주 가끔 마시기는 하는데 저는 커피맛을 아직 모르겠더라고요."


평소 커피가 맛있는 집이나, 인테리어가 예쁜 카페들을 찾아다니는 현서는 연우가 조금 달라 보였다.


"현서 씨는 꾸미는 걸 좋아하시나 봐요, 피어싱도 그렇고."


"네, 이쪽에 관심이 많았어요. 어렸을 때는 못해본 걸 대학 다니면서 제가 번 돈으로 하니까 뿌듯하고 좋더라고요."


또 대화가 끊겼다. 은 대화를 이어갈수록 공통점은 찾지 못하고, 머릿속에 물음표만 늘어갔다. 그럼에도 서로가 싫지는 않았다.

서로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마음이 커져갔다.


'이 사람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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