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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유정 Apr 04. 2022

남들 보고 산다

뭔가 모순적입니다

어느 때보다 아내에게 집중하고

아내와  사는   힘을 쓰는데

남들 보고 산다니 모순이지요


쓰고 보니 ‘남들도’ 보고 산다고

고치는 게 나을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그냥 둡니다


다만,

예전에는 더욱  남들에게 관심이 없었는데

이제는 남들도 쳐다보고 산다고 하면

 말이 될까요

타인과 어울리는 빈도는 예전이 높았지만

한 발 떨어져 남의 삶을 들여다보는 빈도는

요즘이 더 높은 것 같습니다


소셜미디어를 끊은지 몇 년 됐는데,

브런치는 SNS가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알지도 못하는 이들의 삶이 자꾸만 신경쓰입니다

괜히 댓글을 달아 보기도 하고

요즘 어떻게 사나 많이 아픈가 걱정하기도 합니다

그냥 걱정하는 게 아니라

너무너무 걱정합니다


가끔 다는 댓글은

사교가 전문분야가 아니라 그런지

뜻이 잘못 전달되기도 하고

저놈의 라이킷 버튼은

제발 이름   바꾸나 하고

혼자 심통내기도 합니다


주말에 사촌동생 결혼식에 다녀왔습니다

어머니의 삶은 어느 때보다 신경쓰이고

친척들의 관계도 어느 때보다 신경쓰입니다

이제 귀여움 최고봉 3.5등신의 막바지를 달리는

조카한테 빠져서 정신 못 차립니다


왜 삶과 표현이 모순되는가 했더니

아내와 둘이 너무 가까워진 나머지

다른 세상이 영화처럼 되어버린 게 아닌가 합니다

영화관에 둘만 앉아 남들의 삶을 그린 영화를

관람하고 있는  아닌가 합니다


그냥

그렇게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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