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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르름 Oct 27. 2024

직면하고 받아들이면 보이는 것들

Stop waiting for life to be easy.

You know how. Stop waiting for life to be easy. Stop hoping for somebody to save you. You don't need another person lying to you. Things don't all add up, but you are resilient. Face some hard facts and you could have an incredible life.

어떻게 해야 하는지 너는 이미 알고 있어. 인생이 쉬워지기를 기다리지 마. 누군가가 나타나 구해줬으면 기대하지도 마. 거짓 희망을 줄 또 다른 누군가도 필요없어. 모든 게 공평하게 흘러가지는 않지만, 너는 회복할 수 있어. 인생의 힘든 진실을 직면하기만 하면 너는 멋진 삶을 살 수 있어.

-영화 <To the bone>, Dr.Beckham의 대사-


지난 몇 달간 롤러코스터와도 같이 휘몰아쳤던 감정의 소용돌이의 끝이 서서히 보인다. 이제야 비로소 나는 내 운명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가는 것 같다. 외면 상으로는 돌아 돌아 다시 비슷한 길을 걷게 된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나의 감정과 태도가 바뀌었기에 이제부터 걸을 길은 내게는 전혀 다른 길이다. 무엇보다 내가 할 수 있는 나름의 모든 시도를 소진하고 맞는 미래이기에 더 이상 여한이 없다.


최근 나는 아플까 봐 전전긍긍하고 조금만 다쳐도 세상이 끝난 듯 절망했었다. 그럴수록 세상은 그런 나에게 더욱 생각지 못한 이런 상처와 작은 시련을 안겨주며 결국 내가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음을 끊임없이 상기시켰다. 새롭게 첫 발을 내디뎌 보려던 날 다리를 다쳤으며, 새 신발로 갈아 신은 아침 오물에 발이 흠뻑 젖기도 했다. 정말 내 맘대로 되지 않는구나. 습관적으로 야속해하고 절망스러워하는 나에게 그는 말했다.


인생은 계획한 대로 되지 않아요. 근데 그게 꼭 나쁜 것은 아니에요. 인생이 주는 놀라움 중에는 안 좋은 것들도 있지만 생각보다 좋은 것들도 많아요. 그러니 너무 두려워하지 말아요.“


영화 <To the bone>에서 인생의 힘든 진실을 직면하면 멋진 삶을 살 수 있다고 한 Dr. Beckham의 대사가 생각난다. 실제 영화에서는 Lily Collins가 분하는 Ellen/Ellis가 이를 소화하고 받아들이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나 역시 핑계대기를 멈추고 직접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깨닫게 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했다. 이제는 조금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모든 것은 결국 태도의 문제이고 놓아버림으로써 나는 더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것을. 아프거나 다쳐도 그것 때문에 남은 시간을 망치지 말자고 다시 한번 생각한다. 그럴수록 더욱 의연한 자세로 남은 것에 집중하고 감사하는 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것임을 느낀다. 크게 숨을 한 번 내쉬어 본다. 인생이 쉽지 않기 때문에 더 좋을 때도 있음을 이제는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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