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함께라면
강아지는 일반적으로 사진 찍히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다. 우리 레체를 포토제닉 하게 만드는 데는 긴 인고의 시간이 필요했다. 귀엽게 웃고 있다가도 카메라를 들이대면 표정이 굳거나 고개를 돌려버리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뒤에 숨겨도 보고 밑에 감추어도 보았지만 귀신 같이 알고 개정색했다.
막 집에 들어와서 꼬리 흔들며 반가운 틈을 타거나 간식을 카메라 위에 놓아서 똘망똘망 시선을 확보하는 등 노하우가 생긴 후, 그리고 무엇보다 레체와 함께하는 양질의 시간이 적금처럼 쌓이면서 황금 같은 사진들이 사진첩에 남기 시작했다.
반면 레체가 오고 나서 우리 휴먼에게도 긍정적인 변화가 생겼다. 나는 평소 사진 찍히는 것보다 사진 찍는 것을 훨씬 좋아하는 사람 중 하나였다. 레체가 오고 나서는 (물론 레체 사진은 이미 내 사진첩에 백만오백사십육 장 정도 있지만) 레체와의 추억을 남기기 위해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하는 일도 종종 생겼다. 잘생긴 연예인과 함께 셀카 찍는 기분이랄까. 그리고 레체의 재롱 덕분에 나의 표정도 훨씬 밝아졌고 그래서 더욱 건질만한 사진도 많아졌다.
레체가 오면서 고마워할 일도 많아졌다. 레체 덕분에 더욱 몸과 마음이 건강해졌고 마음의 나이는 더 젊어졌다. You make me want to be a better pers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