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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샐리 Aug 15. 2022

22년 8월 둘째 주 세끼 기록

8/8


    요거트와 냉동 블루베리로 아침. 간식으로 호도과자. 전자레인지에 10초 돌리면 딱 좋다. 점심은 떡볶이. 이번에는 문방구 떡볶이 밀키트를 샀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쌍팔년도 떡볶이보다 이게 더 맛있었다. 저번과 같이 반만 끓이고 반은 내일 먹을 거다. 저녁은 닭볶음탕. 맛이,,, 별로다,,, 밥그릇이 더러운 건 닭볶음탕 전자레인지에 돌릴 때 저 그릇으로 덮어서 돌려서 그렇다. 비닐랩은 쓰기 싫고 설거지도 하기 싫어서,, 게을렀지만 더러운 건 아니다ㅠㅠ.




8/8


    아침을 요거트 호도과자~. 미팅이 연달아 있어서 아침 겸 간식이다. 점심은 어제 남은 떡볶이 밀키트로 라볶이 (라면은 양식적으로 반만). 저녁은 닭볶음탕. 냉동고에 오래 있던 닭을 썼더니 잡내가 나서 맛없다ㅠㅠ. 냉장고/냉동고 털이 중이라 맛보다는 식재료를 처리하는데 의의가 있다.




8/10


    간식으로 김치 만두~. 피가 얇아서 더 쫄깃쫄깃하다. 하지만 난 사실 만두를 그다지 안 좋아해서 그냥 그렇다. 냉장고에 있는 양배추와 돈가스 소스를 처리하기 위한 양배추와 양파만 들어간 오코노미야끼. 베이컨이 있다면 더 맛있었겠지만 다음 주면 이사 가는 마당에 베이컨을 살 수 없었다. 

    저녁으로 닭볶음탕 볶음밥. 닭볶음탕이 너무 맛이 없어서 볶았더니 조금 나아졌다, 아주 조금. 산책하고 더워져서 보바 사 먹었다. 쿵푸 티 화이트 그레이프 슬러시 너무 맛있다 완전 추천.




8/11


    핫도그로 아침~. 점심은 버터와 마늘을 처리하기 위한 DIY 마늘빵 그리고 조금 남은 양상추 & 삶은 계란. 저녁은 닭볶음탕 볶음밥. 이사 가기 전까지 먹으려고 닭볶음탕을 많이 했더니 먹기 괴롭다. 그렇다고 버릴 수도 없고.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지는 게 어른이라더니 이런 식의 책임을 지고 싶지는 않다,,,




8/12


    만두로 아침. 점심으로 마늘빵. 콜로라도는 추운 날씨에도 햇살은 따뜻하고 더운 날씨에도 그늘은 시원해서 공원 그늘에서 산책하고 피크닉 했다. 메뉴는 서브웨이. 이제 정말 다음 주면 아예 다른 주로 이사를 가는구나 조금씩 실감이 난다ㅠㅠ. 콜로라도에서 벌써 10년 넘게 살아서 고향 하면 콜로라도가 생각날 것 같다. 한국에서 9년 살았으니까 콜로라도만큼 길게 산 곳도 없긴 하다. 어릴 땐 이사를 너무 자주 그리고 희한한 곳으로 (뜬금없이 외국을 나가지 않나,,) 옮겨 다니는 삶에 불만이 많았는데 막상 성인이 된 나도 자의적으로 큰 이사를 하는 게 왜 피는 못 속인다는 말이 있는지 알 것 같다. 성격만 보면 어딘가에 정착하는 게 더 맞을 텐데 20대라는 특수성 때문에 그도 쉽지 않다. 삶이 좀 안정이 되면 어딘가에 10년이고 20년이고 익숙해질 정도로 오래 살고 싶다.

    산책하고 집 가는 길에 버거킹 들려서 프로즌 콜라 마셨다. 라떼는~~~ 문방구에서 탄산음료 슬러시를 팔았는데 그때 가격이 500원? 600원?? 이랬던 것 같다. 물론 사이즈는 종이컵 사이즈라 작았지만.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문방구에서 건강에 매우 나쁠 것 같은 불량 식품도 팔고 수은이 들었다는 카더라가 있던 장난감도 있었는데 고학년이 되면서 문방구가 문을 닫았었는데ㅠㅠ. 유독 옛날 생각이 많이 나는 오늘이다.




8/13


    아침으로 뷰리토~. 콜로라도를 뜨기 전에 볼더를 꼭 들리고 싶었는데 미루고 미루다 이사 전 마지막 주말이 되어버렸다. 더 이상 미룰 수 없었어 일찍 일어나서 볼더까지 40 마일을 운전했다. 점심은 가족끼리 종종 가던 타이 음식점에서 마사만을 시켰다. 인턴 마지막 날 엄마랑 여기서 외식하던 게 어제 같은데 그게 벌써 3년 전 일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 영주권이 다행히도 주니어 여름방학 전에 나와서 인턴십을 겨우 할 수 있었는데 (그 전에는 F 비자도 아니라 CPT, OPT 신청도 못했다ㅠㅠ) 그게 너무 다행이라며 얘기하던 게 생각이 난다. 인턴 하기 전에는 인턴만 하면 취직이 될 것 같았는데 막상 3년 차 직장인이 된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걸 안다. 이직도 너무 어렵고 그 직장에서 남아있으려면 계속 능력도 키워야 하고,, 무언가 목표를 위해 열심히 하는 건 좋지만 그 목표를 이룬다고 고민거리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진짜 장날이었다. 파머스 마켓에서 젤라토와 수박 주스를 샀다~~. 날이 비교적 선선해서 친구끼리, 가족끼리, 강아지 데리고 계곡에서 튜브 타고 놀던 모습이 너무 평화로워 보여서 좋았다. 강아지가 헤엄쳐서 나무 막대 물어오는 거를 한참 구경했다. 저녁은 싱크에 들려서 맥 앤 치즈를 먹었다. 싱크는 콜로라도 대학 볼더 캠퍼스 근처에 있는 햄버거 집인데 꽤 유명하다. Man v. Food라는 티비 쇼에 나오기도 했고 오바마 대통령도 방문했다고 한다. 매번 햄버거만 먹어서 이번엔 궁금하던 맥 앤 치즈를 시켰다.


    즐겁게 나들이를 즐기고 오니 만 삼천보를 걸었다. 왠지 발바닥이 아프더라니,,, 오래 산 동네이니 만큼 이곳저곳 바뀐 것과 그대로인 것을 비교하는 재미가 있었다. 특히 내가 재학 중일 때는 공사 중이던 빌딩이 완공돼 들어가 봤는데 이야 역시 새거라 그런지 좋더라. 매번 컨스트럭션 피랍시고 돈을 받아가더니 이렇게라도 들어가 보네. 아직 콜로라도에 남은 친구들이 있긴 하지만 졸업하고 많이들 타주로 이사 갔고 부모님도 이사 가셨고 해서 언제 콜로라도를 올 기회가 생길지 모르겠다. 그래서 후회가 남지 않게 사진도 많이 찍었다. 남는 건 사진뿐이니까.




8/14


    아침으로 뷰리토. 점심으로 마늘빵과 토마토 스파게티를 했다. 파스타 양파 토마토소스만 들어간 매우 베이식한 파스타. 미트볼이 있으면 좋았겠지만 다 먹지도 못할걸 사기는 싫어서 그냥 없이 먹는 편을 선택했다. 간식으로 어제 남긴 맥 앤 치즈. 파가 괴상해 보일 수도 있지만 어제 플레이팅에도 파가 있어서 그냥 넣었다. 또 냉동시킨 파도 먹어야 했고. 저녁은 마찬가지로 어제 남긴 마사만.


    평소보다 이것저것 사족이 길었는데 다음 주면 이사를 가다 보니까 감상이 많아진다. 콜로라도는 참 좋은 곳이다. 하이킹 다니기도 좋고 공원도 많고 건조해서 온도만큼 덥거나 춥지도 않고 한인 마트도 몇 곳 있고 대체적으로 안전하고 사람들도 친절하고, 좋은 기억이 많다. 나에게 가장 큰 장점은 익숙하다는 거겠지만 그것도 이제 다음 주면 달라지겠지. 한국에서 관광으로 오기에 쉬운 곳은 아니겠지만 미국에 산다면 콜로라도도 한 번쯤은 들려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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