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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쇼 Sep 20. 2021

화천대유단상 : 전문가들의 사회

주인-대리인 사회, 의문을 죄악시하는 집단

전문가들의 사회다. 전문가들은 각자 분야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더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을지를 안다. 전문가는 숫자가 많지 않다. 희소성의 원리가 작동한다. 그들은 꽤 비싼 돈을 받고 일한다. 회계사, 변호사, 의사, 판검사. 그들은 명예와 부를 동시에 갖는 전문가 집단이다. 그런 전문가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얻은 명성으로 정계에 진출했다. 사회의 갈등을 조정하고, 법을 만들고, 제도를 구성하는 의회에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들어갔다. 


그 전문가님들이 오신 정계는 개판 5분 전이다. 갈등은 조정되지 않고 조장되며, 지루한 협상보다 일방향 통보가 더욱 박수를 받는다. 더 큰 문제는 주권자들을 향한 마취다. 전문가들은 자신의 말만 들으면 “모두가 좋아진다”며 주권자들의 사고 회로를 멈추려 한다. 상대가 의문을 제기하면 “그렇게 말하면 현장 사람들이 비웃는다”는 말로 답한다. 스스로 대리인이라고 말하지만, 정작 하는 짓은 주인을 등처먹는 마름 꼴이다.  


요 며칠 화천대유자산관리에 대해 답변하는 특정 캠프의 변호사 출신 대변인은 “핵심은 ~~~ 라는 것입니다”라는 말만 반복한다. 그가 말하는 내용은 사실 핵심이 아니다. 그냥 본인과 본인 캠프가 말하고 싶은 것을 핵심이라고 포장한 것뿐이다. 이날 기자들이 물은 것은 왜 권력자가 연루됐고,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았다는데 왜 그렇게 시공사들이 몰렸는지,  가장 큰 2701억 원짜리 제1공단 공원화 사업은 시작도 못했는데, ‘5500억 원’이 어떻게 시에 환수됐는지를 물었다. 부동산 경기 악화로 인기가 없었다는데 해당 사업에 3개 컨소시엄이 뛰어든 이유, 분양률을 높이는 도로 확보(터널 뚫기)가 왜 시민에 대한 환원인지, 돈을 벌려고 뛰어들었는데 왜 증권사를 거쳐 수수료를 물었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그저 AMC, PFV, PF와 같은 용어로 답을 해버리고, 어렵다고 하면 ‘공부하면 안다’는 식으로 말한다. 그날 하이라이트는 '아빠 찬스'에 대한 주장이다. 그 어떤 기자도 해당 후보 아드님이 그 회사에 근무한다고 한 적이 없는데, 혼자 열심히 답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결과적으로 패착이었다. 부실한 답변은 추가적인 의혹제기를 불러왔다. 화천대유에 돈을 넣은 대주주와 그의 부하직원은 회사를 때려쳤고, 화천대유 대표와 사업 추진 직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은 각자 다른 말을 한다. 후보는 평소에 "부동산으로 돈 벌지 못하게 하겠다는 문 대통령님 말씀 속에 부동산 대책이 들어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정작 결과는 부동산으로 돈을 번 사람 7명이 나왔다고 질문을 하면 "국민의힘과 한 배를 탔냐"고 되묻는다. 의혹 제기가 끊이지 않자 결국 추석 연휴에 중앙지검 당직실에 고발장을 냈다. 


사회에서도 타인에게 무엇을 물어봤을 때, ‘공부를 해 오셔라’라고 말하는 것은 예의가 없는 행위다. 만약 통치자의 그런 말이 권위를 얻는다면 그것은 민주주의 사회가 아니다. 왜 그런 의사결정을 내렸는지 설명하거나 설득하지 않고 통보하는 것은 독재와 어울린다. 자신이 아는 범위 내에서 자신이 아는 대로 말하고, 설명하기 어렵다면 왜 설명하기 어려운 지 말해야 한다. 하지만 해당 캠프는 답보다는 다른 정당 편을 드냐며 반발했다. 잘못한걸 잘못했다고 하고 궁금한걸 궁금하다고 말하는데 적군편을 든다고 한다. 박정희와 전두환이 그랬다. 


해당 캠프는 전문가들이 많다. 유명한 ‘민변’ 출신 변호사, 회계사, 검사 출신에 대학생 때부터 정치 훈련을 받아 온 정치인, 치킨집주인 출신, 샐러리맨 출신, 4성 장군 출신에 환경운동가와 여성운동을 펼쳐온 이들도 있다. 인권 변호사 출신 후보는 “국민의 대리인”임을 내세우며 선거에 임하고 있다. 전문가들만 모여서 그런가, 캠프가 단체로 이상하다. 


P.s : 5500억원을 시민에게 돌려줬다는 말과, 추후 몇십년 뒤에 5500억원을 돌려줄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현금과 어음의 차이다. 2700억원 제1공단 공원화 사업은 사유재산을 침해했다며 소송에 걸려있다. 즉 삽도 못떴다. 1800억원 배당금은 지난해 감사보고서에서야 성남도시개발공사로 들어간 것으로 안다. 900억원은 대장동과 판교를 연결하는 터널이다. 대장동 가치를 높이고 더 비싼 분양가를 받으려면 무조건 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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