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일기_20250925_입사 350일차
사건은 이랬다.
한 학습열람실 이용자가 데스크로 찾아와 지금 열람실에서 어떤 이용자가 혼자서 큰 소리로 욕을 하고 있으니 주의를 주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직원 출동!!
구석에 앉은 한 여성 이용자가 흥분해서 중얼중얼 화를 내고 있었다.
직원이 왜 그러시냐고 잠깐 나와서 말씀하시자고 권했다.
밖으로 나온 이용자.
"옆 자리 여자가 너무 무례하잖아요. 도서관에선 전화기를 무음으로 해놔야지. 알람이 계속 울리게 둔 채로 자리를 비우면 어떻게 해요. 사람들이 자꾸 나를 쳐다봐서 핸드폰 들고나가 여자한테 끄라고 줬더니 고맙다는 말은커녕 오히려 왜 남의 핸드폰을 함부로 만지냐고 따지잖아요!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
직원은 "네네 그러셨군요, 불쾌하시겠지만 어쩌겠어요."라는 톤으로 이용자를 달랬다. 하지만 이용자는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내가 왜 이런 취급을 받아야 하냐며 계속 씩씩 거렸다.
보다 못한 직원이 옆자리에 앉았던 핸드폰 주인에게 가서 죄송하지만 잠깐 말씀 좀 나눌 수 있겠냐고 양해를 구했다.
양자 대면.
"나한테 미안하다고 하세요!"
"내가 뭘요?"
"댁 핸드폰이 울려서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쳤잖아요. 알람 끄라고 일부러 핸드폰을 갖다 줬으면 고맙다고 해야지요."
"아, 뭐래."
핸드폰 주인은 귀찮다는 듯이 힐끗 쳐다보고는 쌩하니 다시 열람실로 들어가 버렸다.
그 태도에 이용자는 더 화가 났다. 직원이 아무리 달래도 소용이 없었다. 급기야 "그럼 내가 당장 들어가서 저 사람 따귀를 때려도 됐겠네요!" 하면서 뛰어들어가기를 세 차례. 나는 저 사람에게 꼭 미안하다는 사과를 받아야겠다고 고집을 부리다가 결국 열람실 앞에 주저앉아 통곡을 했다.
아...
진짜 통곡이었다. 쩌렁쩌렁 도서관이 떠내려갈 듯한, 단전에서부터 올라오는 통곡...
당황한 것은 직원뿐이 아니었다. 이용자들도 힐끔힐끔 쳐다보고 웅성대기 시작했다.
어찌어찌 이용자를 사무실로 데리고 갔다. 온 직원이 모여 안정시키려고 애썼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용자는 더 크게 통곡을 했다. 한참을 울다 간신히 울음을 멈춘 이용자는 짐을 싸서 나갔다. 핸드폰 주인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리에 앉아 있다가 저녁에 돌아갔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했을까?
무엇이 최선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