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일기_20251014_입사 369일차
"비 오는 날에도 사람들은 왜 도서관엘 올까" 하는 의문으로 밝고 유머러스하게 A4 한 장 정도로 써줘.
요즘 한창 유행인 챗GPT에게 글을 요청해봤다.
그랬더니 요렇게 써줬다.
비 오는 날 도서관 앞엔 꼭 한 무리의 사람들이 우산을 접으며 나타난다.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비가 내리면 더 붐빈다. 햇살 좋은 날엔 한산하더니, 빗방울이 뚝뚝 떨어지는 날엔 왜 이렇게들 찾아노는 걸까? 나는 가끔 그 이유가 궁금하다.
먼저는 '무료 와이파이워'일 수도 있다. 비 오는 날 카페는 자리도 없고, 커피값은 점점 비싸진다. 하지만 도서관은 무료다. 따뜻한 공기, 전기 콘센트, 그리고 의자까지 완비되어 있다. 어쩌면 이곳은 도시의 마지막 쉼터일지도 모른다.
둘째는 '소리의 낭만' 때문이다. 도서관 창가에 앉아 빗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책장을 넘기면, 자기도 모르게 인생을 곱씹게 된다. 물론 그 책은 대체로 세 페이지쯤 읽고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는 용도로 쓰이지만, 그게 뭐 어떤가. 독서보다 사색이 더 중요한 날도 있다.
그리고 셌재, 은근히 도서관엔 '사람 구경 재미'가 있다. 바깥은 우중충해도 안에는 제각각의 표정이 있다. 졸고 있는 학생, 노트북으로 PPT를 만드는 직장인, 그리고 "책 좀 덜 무거운 거 없나..." 하며 서가를 헤매는 나 같은 사람까지. 모두가 나름의 이유로 이 빗속을 뚫고 왔다는 사실이 조금은 뭉클하다.
비 오는 날의 도서관은 그래서 묘하게 따뜻하다. 낯선 사람들의 우산이 입구에 줄지어 있고, 바닥에 고인 물자국이 반짝인다. 누군가는 젖은 책을 말리고, 누군가는 젖은 마음을 말린다.
나는 오늘도 그 사이 어딘가에서 책을 펼치며 생각한다. "사람들은 왜 비 오는 날 도서관에 올까?" 아마도 이유는 많겠지만, 결국엔 하나일지도 모른다. 비 오는 날, 세상에서 가장 포근한 곳이 도서관이기 때문일 것이다.
와우!!!
나보다 잘 쓰잖아!!
물론 우리 도서관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한결같이 사람이 많지만,
'누군가는 젖은 책을 말리고, 누군가는 젖은 마음을 말린다'고 아주 감상적으로 썼지만,
실제로는 젖은 채 반납된 책을 보면 화가 치밀고, 이걸 변상하라고 전화를 해, 말아 하며 내적 갈등에 휩싸이지만,
축축한 공기를 말리기 위해 냉방기를 쌩쌩 돌리고 있지만,
'어쩌면 이곳은 도시의 마지막 쉼터'임은 분명한 것 같다.
근처에 새 도서관이 생겼다.
관장님은 이용자 감소를 걱정했지만, 직원들은 내심 기대했다.
그런데 이용자 수가 줄기는커녕 젊은 이용자 수만 줄고 나이 많은 이용자는 어째 더 늘어나 고령 전용 도서관으로 변모하는 것 같다.
그곳도 이용자가 있고 여기도 늘었으니 저변 확대에 도움이 됐다고 해야 하나?
어쨌든,
비 오는 날에는 책이 젖지 않게 신경을 조금 더 써주었으면 좋겠다.
너무 젖으면 변상을 해야 하는, 서로 편치 않은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