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 보니 그렇다.
지금까지 내 마음을 지옥으로 만든 것의 정체..
유교적인 마음가짐.
며느리 도리를 해야 하고, 남녀 칠 세 부동석이라 남자랑 술을 마시면 안 되고, 등등.
남편은 다 하는데, 나는 하면 큰 일 나는 줄 알고 참고 지냈던 것들이 내 마음을 더 악독하게 만들지 않았던가?
그러니 그 유교적 마음가짐만 버리면 지옥이 끝나지 않을까? 나도 안 할 거 안 하고,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면 되지 않을까?
오늘 달리다가 문득 그런 마음이 들었다. 그 유교적 마음가짐을 버려볼까?
시댁에 안 가면 남편이 친정에 안 갈까 봐 전전긍긍했던 마음, 시댁에 불만을 이야기하면 남편이 생활비를 안 줄까 봐 눈치 보던 마음, 친정부모님이 시어머니한테 잘해야 한다고 세뇌한 덕분에 심어진 그 끝없는 죄책감, 외간 남자랑 커피 한잔이라도 하면 큰일 나는 줄 알고 철벽을 쳤던 나름의 지조, 다 버려보려고 한다.
시댁에 안 간다고 불법 아니고, 친정부모님께 명절에 안 가고 평상시에 가는 것도 불법은 아니고, 어쩌다 알게 된 남자사람과 커피 한 잔 하는 것도 불법은 아니지 않나. 사회적 통념을 어기는 것도 아니지 않나. 남편은 매일 같이 하는 것들인데, 나는 왜, 무엇을 위해, 유교적 통념을 그리도 지키려고 애쓰면서 살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