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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주인 Dec 22. 2022

경기 침체기, 부동산 투자자의 대응 전략


부동산 자산의 특징


금융자산과 달리 부동산은 포트폴리오 비중 조정이 어렵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때문에 롱/숏 포지션 변경을 통해 경제사이클 하강 국면에서도 돈을 벌 수 있는 금융투자자들에 비해서 부동산투자자들은 경제 사이클 하강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어찌할 바를 모르고 할 수 있는 것도 없다는 생각에 무력해지기 십상입니다.


오늘은 과거 부동산을 매수하여 실거주나 임대 형태로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장기간 경기침체 상황에 맞서 어떤 대응 전략을 펼쳐야 할지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매수 관점에서 과거 부동산 약세장의 역사와 반등조건에 대해서는 추후 다른 글로 다뤄보겠습니다.)







부동산 투자자에게 포트폴리오 조정이 힘든 이유


부동산 투자자에게 포트폴리오 비중 조정이 어려운 이유는 뭘까요?


가장 큰 이유는 갈아탈 때 발생하는 거래비용이 커서 확정손실이 다른 자산에 비해 크다점과 경기 사이클의 상승 국면 전환 기대되는 수익이 높아 기회비용도 엄청나게 크다점입니다. 예를 들어 설명해 볼까요?  20억짜리 집을 주담대를 통해 대출을 받아 매수하여 실거주 중이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어떤 시점에 이 집을 매수해서 얼마나 보유했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평균적인 기준을 적용해보았을 때 이 집을 팔 때 발생하는 양도소득세(중과에 해당하는 케이스라면 더더욱)와 중개수수료, 법무수수료를 모두 합친 비용은 최소 3억 원 이상일 확률이 높습니다. 또한 집을 팔고 전세나 월세로 이주를 하는 경우라면 (집 값에 비해 작은 수준이지만) 1,000만 원 이상의 부대비용이 발생할 확률이 크죠. 이뿐만 아니라 다시 집값이 오를 것을 생각해 똑같은 집을 다시 살 때도 최소 1억 원 이상의 취득세와 중개수수료, 이사 및 인테리어 비용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은 경우 주택을 매도함으로써 발생하는 확정 손실은 약 4억 원 수준에 달합니다. 집값의 20% 수준이라는 것이죠. 그럼 바로 이런 생각이 드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전국의 유명 아파트 단지도 30% 이상 하락하는 시장에서 20% 손실을 보고 털고 나면 이득 아닌가? 하지만 이는 틀린 생각일 확률이 높습니다. 부동산을 포함한 자산에는 모두 오르고 내리는 사이클이 있고, 이번 하락장 이후에는 다시 상승장이 올 것이기 때문이죠. 그때까지 집을 팔지 않고 버티며 보유한 사람들은 아무런 손해를 보지 않고 다시 부의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에 당장 돈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굳이 집 값이 내리고 있을 때, 고부가가치 자산을 매각할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부동산 자산이 포트폴리오 조정에 불리한 두 번째 이유는 금융자산에 비해 환금성이 떨어지는 부동산의 저환금성(low liquidity)에 있습니다. 증권의 경우 버튼하나로 포트폴리오의 비중을 조절할 수 있지만 부동산의 경우 시장 심리가 바닥을 향해 갈 때는 기약 없는 세월을 보내거나 이전 거래가격에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으로 급매를 내놓아야 팔리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합니다. 따라서 본인이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가격으로 현금화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경제 침체기, 보유자산에 따른 부동산 투자자의 대응전략


이에 대한 답은 보유하고 있는 자산에 따라 두 가지 케이스로 구분하여 볼 수 있습니다. 



① 비핵심자산을 보유한 부동산 투자자의 경우


첫 번째 케이스는 거래에 수반되는 비용이 낮고(시세차익이 적거나 호가 6억 이하의 주택 등) 핵심입지가 아닌 변두리에 있는 비핵심 자산을 보유한 경우입니다. 이 경우 빠르게 매각하여 자산 포트폴리오상의 현금비중을 올리는 것이 좋습니다. 상승장이 돌아왔을 때 기대수익과 조기 매각으로 인한 손실비용이 작기 때문이죠. 보유한 현금의 가치가 높아지고(긴축 통화정책의 효과) 시장의 공포가 커지면서 가격조정의 폭이 커진다면 경기가 회복하는 시기에 조기매각을 통해 확보한 현금으로 고부가가치 자산에 기대수익이 높은 투자를 할 기회도 얻을 수 있습니다.



② 핵심자산을 보유한 부동산 투자자의 경우


이와는 반대로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는 입지에 (주거환경, 직주근접, 교육 등) 상품성까지 좋은 핵심 자산을 보유한 경우에는 장기 보유가 옳은 선택이 될 확률이 더 높습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대 수익이 크고 매도했을 경우 예상되는 확정 손실의 크기가 커서 자산 매각에 대한 기회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핵심입지의 고부가가치 부동산 상품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주택담보대출이나 전세보증금과 같은 레버리지가 높게 끼어 있거나 소득이 낮아서 금리인상과 전세가 하락에 취약한 경우일 것입니다.



③ 핵심자산 보유자 중 주담대 이자상승 대응이 어려운 실거주 투자자


먼저 주택담보대출의 비중이 높아 원리금 상환의 압박이 높은 경우엔 실거주 중인 집을 월세로 내놓고 월세로 금융비용의 부담을 낮춘 뒤, 금리가 인하 기조로 바뀌어 실거주 부담이 작아질 때까지 본인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거비로 거주할 수 있는 집에서 월세 임차인으로 지내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 경우, 실거주 만족도가 상상 이상으로 내려갈 수 있지만 핵심자산을 매각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기회비용을 방지하고 금리인상으로 인한 주거금융비 상승 등의 불안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④ 핵심자산 보유자 중 전세하락 대응이 어려운 전세레버리지 투자자


다음은 전세 레버지지 비중이 높아 전세 하락에 대처가 난감한 투자자의 경우입니다. 이 경우에는 레버지리의 조달금리가 0.0%이기 때문에 통화정책(금리 인상 등)보다 신규 전세가에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하지만 전세입자들 대부분이 대출을 통해 전세보증금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이들에게도 여전히 연준과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은 큰 영향을 주게 됩니다. 만약 현재 시행되고 있는 역대급 금리인상 정책이 장기화될 경우, 자산 포트폴리오 내의 현금 비중을 높여 전세 보증금 반환에 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이 불가능할 경우, 전세입자와의 협의를 통해 반환이 불가한 전세 보증금을 역월세 형태로 지급하는 조건의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핵심자산의 매각을 막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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