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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울라 최 Jul 05. 2023

나쁜 엄마

나의 불안함, 그 이유 하나

'엄마는 왜 나를 낳아서 돌봐주지 않았나'


나의 원가족은 전반적으로 화목한 가정으로 비친다.


하지만

부끄럽고 들키기 싫어서 덮어두고 

안정적인 가정에서 자라 아무 탈없이

사랑 많이 받고 산 것처럼 나를 포장하는 일이 습관이 되었다.

그래서 헐레벌떡, 초조함, 불안함은

나를 감추기 위한 수단이었다.


유치원 소풍,

집에서 싸 온 김밥 도시락뚜껑을 열 때부터

나의 불안시작되었다.

다른 친구들의 가지런하고 예쁜 김밥 도시락에 비해

내 김밥은 형태를 알아볼 수없게 흐트러져있었다.

당시에는 아이러니한 일이었지만

지금은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고2,

오래 살던 주택을 떠나

근처 방 3 화장실 2 빌라로 이사를 했다.

그 이후로 부모님을 집에서 제대로 본 적이 없다.

빨래, 식사, 청소 등 당연히 여동생과 나의 몫이 되었다.

교복을 다려 입기는커녕 물에 담가두고 아침에 급하게 말려서 입고 가는 날도 있었다.


엄마의 부재가 자연스러웠고

어느덧 내 나이 40을 바라본다.


20대 초 도망치듯 유학을 떠났다.

집이 싫었고 가족과 공감대가 없었다.

안정감이 없어서인가?

사소한 일에 예민하게 반응했다.


귀국 후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결혼을 하고 아이도 낳았다.

그 과정에서도 나의 친정엄마는 없었다.

엄마는 바빴다.

그래서 나도 엄마의 역할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


밝은 내 모습 뒤에는 항상 불안이 쫓아다닌다.


오늘은 엄마가 참 원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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