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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In My Opinion

W를 찾은 경험

첫번째

by 구와하나

https://brunch.co.kr/@croakerone/103

[ 우리 시대의 W는 누구일까 ] 이어지는 글입니다.


필자는 두 번의 W를 찾은 경험이 있으나, 두 번 모두 성공했지만 실패했다. 당시에는 필자도 박경철씨의 강의를 본 적이 없어 W라는 것이 무엇인지 몰랐으나, 시간이 흘러 우연히 강의를 보고나니 그때의 그 경험이 W였다는 것을 오늘 날에서야 알게 되었다. 오늘은 그 첫번째 경험에 대한 글이다.


2013년 군대를 전역하고 나니, 한국 사람 대부분이 카카오톡을 사용하고 있었다. 물론 입대 전에도 쓰는 사람들이 있었으나, 그때까지만 해도 문자가 활발했던 시절이었다. 나는 좀 구식인 부분이 있어, 써왔던게 아니면 잘 바꾸려 들지 않았기에, 전역 후에도 2G폰과 문자를 사용했다. 그런데 주위의 사람들이 나에게 한결 같이 하는 말이 제발 휴대폰 좀 바꾸고 카카오톡 좀 사용하라는 것이었다. 나와 연락할 때 문자를 사용하는 것이 너무 답답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더불어, 문자를 사용하는 사람들과 연락하기 싫다는 주위 사람들이 말이 있었다.


어쩔수 없이 스마트 폰이라 부르는 기기 구입과 함께 카카오톡이라는 앱을 설치하여 써보니, 보낼 때 마다 수수료가 드는 문자와 달리 무료로 주고 받을수 있는 카톡이 꽤나 편했다. 이 당시에도 선물하기 기능이라는게 있었지만 그리 쓸모 있지는 않아보였다.


시간이 흘러 2017년 카카오가 다음과 인수합병되어 주식시장에 상장 된다는 뉴스가 보도 되었고, 그 해 12월 부터 카카오 주식을 조금씩 샀다. 2019년 5월 친구의 취업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 투자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자리에서 나는 " 카카오가 앞으로 더 크게 될 것같다. 돈이 생길때 마다 더 사려 한다." 라고 했었다. 그러나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친구들이 내게 했던 말이, 카카오는 단순한 메신저에 불과한데 이게 앞으로 무슨 발전을 하겠느냐 라는 핀잔의 대답이 돌아왔다. 그 날 집으로 돌아와 잠을 청하려는데, 친구들의 말이 머릿 속에 맴돌았다. 내가 세상을 잘못보고 있는 걸까 하며, 주식 창을 열어 보니 1년 넘게 보유한 주식이 10% 정도 오른 것을 보고 아마 "에이..." 하는 생각을 했던것 같다. 눈을 뜬 다음날, 사두었던 주식을 모두 팔았다. 아마 팔랑귀였나 보다.


아래 사진은 당시 매매와 매도 했던 기록이다. 17년 12.26일 처음 사서 19년 5월 카카오 주식을 모두 팔았다.



그렇게 카카오를 모두 처분하고 한동안 잊고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그 날은 참 이상했던 날이었던 것 같다.

오전에 유치원생 쯤으로 보이는 아주 작은 꼬마 아이가 엄마 손을 잡고 쫄래쫄래 걸어 내가 운영하는 가게에 왔다. 주문을 하고 기다리던 엄마가 휴대폰을 보고 있는 딸에게 '뭐해?' 라고 물으니 그 작은 꼬마 아이가 "친구랑 카톡해!" 라며 답변을 했다. 그 말은 들은 나는 요즘은 유치원생도 카카오톡을 사용하는구나 하며 신기해하고 있었다. 모녀가 주문한 음료를 들고 돌아가고, 몇 시간 쯤 뒤에 이번에는 노부부께서 찾아왔다. 노부부께서 음료를 주문하고 대기하며 대화를 나누고 계셨는데, 대화 내용은 이랬다.

(바와 대기석이 가까워 대화가 너무 잘들린다.)


할머니 : "그 ㅇㅇ영감 오늘 생일이던데!"

할아버지 : "선물 뭐해주꼬"

할머니 : "그영감 치킨 좋아하더라, 치킨 사줘라"

할아버지 : "언제 만나서 사주꼬"

할머니 : "그 거리가 얼마나 먼데, 만나서 사준다하노, 카카오톡 선물하기로 치킨 쿠폰 줘라"

(아마 이런 내용이었던것 같다.)


피치못하게 대화를 들은 나는 내심 속으로 놀랬다.

'세상에 할아버지, 할머니 조차 카카오톡을 사용하시네. 그런데 선물하기 기능까지도 사용하시네?'

어린 아이 부터 노인까지 모두가 사용한다면, "이건 된다" 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강타했다. 카카오톡을 켜 선물하기 기능을 살펴보니,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입점해있었고, 몇년전 내가 보았던 그런 느낌의 기능이 아니었다. 서둘러 잊고 지냈던 주식창을 다급히 열어 보니 어느새 카카오의 가격은 한주에 42만원 근처까지 가있었다. 아차! 내가 확신을 갖지 못하고 팔았던 주식이 어느세 이만큼 성장해있었다.


비싸진 가격에 잠시 망설이다 여윳돈으로 다시 사들였다. 이게 지금은 좀 고쳐졌는데, 당시의 고질적인 병이 좋다고 생각하면 가격에 상관없이 일단 지르고 보는 성격이었다.( 맞다 당시에 최고점에 샀다. )

그뒤로도 이번에는 내 안목을 기필코 믿으리라 하며, 돈이 생길때 마다 조금씩 조금씩 매수했다. 가격이 떨어지면 마음이 흔들리긴 했지만, 카카오가 세상을 바꾸는것이 눈에 보였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매수 할수 있었던것 같다. 지금에서야 돌아보니 문어발식 상장이었지만, 당시에는 한국이라는 사회가 카카오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듯했다.



수익율은 100%를 넘어가기 시작하니 내가 세상을 볼줄 아는 눈이 있다고 생각하며, 자만심이 차올랐다. 맞다 아주 어리석은 생각이었다.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208719&code=11151100&sid1=eco&sid2=0001


수익율이 100% 넘었던 주식은 빅테크의 규제로 인해 곤두박칠 치기 시작헀다. 세상을 볼 줄 아는 눈이 있다면 그런 머리가 있다면, 과거 *록펠러가 정유 시장의 94%를 독점했을때 어떤 법이 생겼는지 다시 돌아봤어야 했다.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있다고 착각한만큼 주가는 주저앉기 시작해서 대략 25%의 수익율을 내고 빠져나와야 했다. 그래서 W를 찾는데 성공했지만 실패했다고 언급하는 이유이다. 세상을 바꿀 W는 찾았으나, 세상의 규제를 생각지 못한 크나큰 나의 실수였다.


*록펠러의 정유시장 독점으로 인해 반독점법이 생겨났다.


작가의 말)


글의 사실성을 위해 매수와 매도 수익을 첨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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