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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상석 Feb 28. 2024

비겁의 죽음

           성경은 여러 곳에서 신앙생활을 영적 싸움으로 비유하면서, 신앙인에게 “용기(courage)를 내어라” 격려하면서, “두려워하거나 놀라지 말라” 명한다 (수 1:7, 엡 6:11-20, 사 41: 10). 이와 함께, 성경은 이기는 자에게 여러 가지 보상을 약속한다. 계시록은 신앙의 승리자에게 다음의 약속을 말한다.

나는 그의 하나님이 되고 그는 내 아들이 될 것이다 (계 21: 7).

하나님의 낙원에 있는 생명나무 열매를 먹게 하겠다 (계 2:7).

두 번째 죽음을 당하지 않을 것이다 (계 2:11).

모든 나라를 다스리는 권세를 주겠다 (계 2: 26).

내가 하늘에 감추어 둔 만나와 흰 돌을 주겠다 (계 2: 17). '

         이에 반해, 성경은 비겁한 자에게 아주 엄한 처벌을 말한다. 성경은 비겁한 자(the cowardly)를 흉악한 자, 살인자, 우상 숭배자, 거짓말쟁이와 같이 다루면서, 이들은 유황 불못에 던져질 것이라고 말한다(계 21: 8). 비겁이 세상법을 직접 위반하지 않는다. 특히, 중용의 덕과 동양의 처세술에 익숙한 한국인에게 상당히 가혹하게 들린다. 성경은 왜 ‘비겁한 자’에 대해서 이러한 엄한 처벌을 말할까?

         비겁한 자는 겁먹고, 두려워하여 영적 싸움에서 피하여 달아난다. 그래서, 비겁한 자는 결국 지는 자이다. 비겁(coward)은 용기(courage)의 반대편에 있는 악덕이다. 비겁한 자는 배신, 배반, 배교까지 한다.          

         단테 알리기에리는 신곡, 지옥편에서 비겁의 죽음을 말한다. 단테는 성모 마리아에 의해 감동된 선한 영, 버질의 인도로 지옥의 문에 다다른다. 단테는 지옥문 위에 새겨진 경고문을 읽게 된다.


괴로움의 도시로 가는 길, 나를 통하여

영원한 고통으로 가는 길, 나를 통하여

잃어버린 자에게로 가는 길, 나를 통하여

정의는 나의 높은 기술   

나의 창작은 신적인 권위

가장 높은 지혜, 그리고 원시적인 사랑

나 이전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단지 무궁한 것이 만들어졌고 내가 무궁토록 붙들리라.

여기로 들어오는 자, 모든 희망을 버릴지어다.   


         단테가 지옥문 위에 새겨진 경고를 읽고 “선생님, 그 의미가 저에게 어렵습니다.”라고 말했다. 버질이 “여기에서 주저함을 뒤에 두고 떠나야 한다: 모든 비겁은 그 죽음을 만난다. 너는 지성(intellect)의 선(good)을 잃어버린 불쌍한 자들을 보게 될 것이다.”라고 대답한다.   

         지옥문을 들어서자, 단테는 고통과 괴로움으로 울부짖는 수많은 혼들을 보았다. 그들은 아무 내용 없는 깃발을 따르고 있었다. 파리와 말벌들이 그들을 공격하고 그들이 흘리는 피와 땀은 벌레들이 먹고 있었다. 단테는 곧 공포에 질려서 말했다. “선생님, 제가 듣는 소리는 무엇입니까? 저 고통으로 신음하는 자들은 누구입니까?” 수호 영이 대답했다. “이 딱한 길을 선택한 저 불쌍한 혼들은 불명예도 없지만, 그렇다고 칭찬도 없이 살았다. 그들은 지금 비겁한 천사들과 함께 있다. 이 천사들은 반역을 일으키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하나님에게 충성하지도 않고, 멀찍이 서있던 자들이다. 천국들도 그들의 아름다움에 손상을 받지 않으려고 그들을 쫓아내 버렸고, 가장 사악한 자들이 있는 깊은 지옥도 그들을 받아들이지 않았다(지옥편 3 곡).”

         지옥편 3곡에 나오는 이 부분은 죤 에프 케네디(John F. Kennedy)가 그의 연설에서 사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케네디는 “지옥에서 가장 뜨거운 곳은 큰 도덕적 위기가 닥쳤을 때 중립을 지키는 사람들을 위해 있다”라고 말함으로 많은 반향을 불려 일으켰다.  

야옹, 멍멍, 야옹, 멍멍,   나는 중립적인 입장이다.

          하나님은 믿는 사람에게 두려워하는 마음을 주시지 않는다. 하지만, 마귀는 믿는 사람을 겁주고, 위협한다 (벧전 5:8). 운동 경기에서와 같이 영적 싸움에서 겁먹고, 두려워하면, “야옹, 멍멍”처럼 비겁한 짓을 한다. 저자의 학교 사무실 책상 앞에는 다음 성경 구절을 적어놓았다. 저자가 수업이나 업무에 들어갈 때 읽는 말씀이다.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 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사 41: 10).”

모든 비겁은 그 죽음을 만난다. 이기기를 바라는 자, 용기를 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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