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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도 작가 Sep 21. 2024

그러니 이혼을 했지...

너무도 슬픈 이야기

지난 12월부터 지난 5월 초까지 약 5개월 간 참 많고도 많은 큰 일들이 있었다. 큰 변화가 있었고 있을 뻔했고 그러다 6월부터 바짝 정신 차리고 7월에는 새롭게 내 삶의 패턴을 찾아 정상 궤도로 돌아왔더랬다.


이제 마음의 정리가 되었으니 하나씩 내 이야기를 다시 글로 풀어나갈 수 있을 것 같다.


삶에서 겪는 수많은 일들..

과거의 실수는 지금이 아니었어도

언젠가 겪을 일이었단 생각도 가끔은 든다.


여러 생각이 드는 요즘,


마음이 알아서 절로

행복의 문을 조금씩 두드리려고 애쓰던 중

몇 달 전, 여름방학을 앞두고

"그러니 이혼을 했지...." 하는 말을 들었다.

엄마로부터...

처음 듣는 말이었다.

내가 타고 다니던 차를 중고로 넘기려는데

조카에게 넘겨주라며 부모님이 강하게 이야기했고

난 조카에게 여러 이유로 넘겨주고 싶지 않았어서

약간의 갈등이 있었고 이런 과정에서 이 말을 들었던 게 난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전화상으로 들은 말인데..

출근길 운전하다가...

한참 말을 잃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그런 말을...

하지만 다시 내 삶을 돌아보는 기회가 되었다.


이혼한 지가 얼마나 지났는데 이제 와서..

가만 돌아보면 엄마의 진심이 이제 나왔던 걸까

싶기도 하고..


내가 가장 듣기 싫은 말

듣기 두려웠던 말이 바로 그 말이었다.


‘정말이지 이혼을 누가 하고 싶어 했겠어.’

서로 참다 참다 도저히 이건 아니다 싶으니까

이혼을 한 건데..

어차피 헤어져야 하는 인연이라면

건강한 이혼을 건강한 헤어짐을

권장하는 사회가 되어야 하는 게 아닐까?


내가 마지막으로

이혼을 결심하기 직전,

아이를 생각해서 그냥 참아 살까

이 생각을 마지막까지도 수없이 했었는데

도저히 도저히 이것만은 못 참겠다고 느낀  건,

차라리 혼자 사는 게 낫겠다고 생각하게 된 건

....

유부남이면서도 가입한 결혼정보회사 이력이었다. 불륜 포함..


육아에 가사에 직장일에 모든 일을 열심히 해왔던 나에게 그 사실은 너무도 충격이었다. 이래도 결혼을 유지해야 했던 걸까?


연애시절 거짓말을 하는 습관이 있다는 것을 알고 난 그와 헤어지려 했고 만나지 않았다. 자꾸 집으로 찾아왔던 그를 엄마는 반갑게 맞이했고 선생님인데 그 정도면 되었지 사람 괜찮아 보인다며 세상에 아주 좋은 사람 없다며 다 비슷하다고 잘해주라고 하면서 결혼에 적극적인 것도 실은 엄마였다.


그런데 내 잘못은 강하게 아니면 아님을 주장하지 못했다는 게 잘못이며 문제였다. 그리고선 엄마를 원망했던 적도 있다. 연애 기간은 3개월 남짓으로 짧았고 결혼식날 촉이 빠른 아빠가 반대를 했지만 엄마말을 따랐고 친정 부모님 도움으로 어찌어찌 큰 어려움 없이 살아가는가 했는데 역시나 순탄하게 끝까지 이어가기 어려웠다. 둘만 잘 살아가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불륜을 넘어 시댁 식구들은 어머니는 어머니대로 아버지는 아버지대로 하나같이 달려들었더랬다. 그래서 행복한 가정에서 자란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게 되었다.


이제야 삶은 여유를 서서히 찾아가고 있는데,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듣게 되어서

엄마와 사이가 불편해졌다.


이혼할 당시 잘 헤어졌다면서

친정 부모님 재산까지 노렸던 터라

다시 산다고 하면 엄마도 말리겠다더니


문득—

내가 너무 엄마에게 의지하고 살았던 것은 아닌지

나 스스로 강한 힘을 키워나가야 할 때가 되어서

그런 말을 듣게 된 것은 아닌지

조심스럽게 돌아보고 돌아보게 된다.


언젠가 다시

그 어느 누군가에게

이 말을 듣게 되더라도

그땐 아무렇지도 않게

보다 단단하게 받아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물론, 다시 듣고 싶진 않지만,,

마침표…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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