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저 글 쓰는 사람이에요.
친구랑 와인을 마시며, 나는 이제 그렇게 멋진 틀니를 만들고 싶은지도 잘 모르겠어. 나는 프렙을 잘하고 싶은지도 모르겠어. 아니, 잘하고 싶고 잘해야 하는데, 사랑하는지 모르겠다는 이야기.
나도 덕분에 곰곰이 생각해 봤다.
나는 뭘 잘하고 싶지? 수술? 당연히 잘하면 좋고 멋있지. 성공적으로 수술을 척척 해내시는 교수님을 보면서 너무 멋지다,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진짜로, 나는 뭘 잘하고 싶은가? 내가 내 자아의 일부로서 사랑하는 행위는 뭔가? 물었을 때 그것은 예술이었다.
그림을 더 잘 그리고 싶고,
‘글 잘 쓴다’라는 말이 치의학 성적표의 A+보다 나에게 더 기쁨을 주는
나는 예술가를 동경한다.
부러웠다, 그런 재능을 갖고 태어나서, 지원해 주는 부모를 만나서, 세상에 내 예술품을 내놓을 용기가 있는 사람들이.
누군가 해외에서 나에 대해서 물어봤을 때, ‘글 쓰는 사람이에요.’라고 말하고 싶다. 단순히 ‘아, 치과의사예요^^’는 싫다. 너무 재미없어. 세상에 치과의사는 너무 많잖아. 근데 예술가는 각자의 향이 짙잖아.
내 감정기복이 싫다 했을 때,
너는 슬픔을 크게 느끼는 만큼 기쁨도 크게 느끼잖아, 그게 너 매력이야
라고 해줬던 친구
반 고흐가 감정적으로 안정적인 사람일 것 같아요? 예술가들은 다 그런 성향이 있어요.
라고 말해줬던 선생님
덕분에 내 성향을 사랑하게 되었다. 왠지 더 특별해지고, 예술가 같잖아. 예술가들은 다 그런 성향이 있다잖아.
아파트 부품같이 스크럽과 가운을 입고 돌아다니는 전공의 이상이 된 것 같잖아.
부품인데, 빛나는 부품 같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