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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드로 May 13. 2024

너무 아파서, 가끔은 그만두고 싶어.

아직도 많이 아파, 전부 내 잘못이라 더 아파.

오늘 출근길에 if i die라는 곡을 들었다.


내가 죽는다면 너는 무슨 감정을 느낄까, 아무 감정도 느끼지 않을까, 아니라면 슬퍼할까, 그것도 아니라면 한 줄기 미련도 생기지 않을 터이니 오히려 기분이 좀 더 나아질까.


죽음을 생각하고, 항상 죽음과 함께 내가 산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삶에 미련이 사라졌다.


모든 사람이 나처럼 살아갈까, 아니면 내가 유난히 별난 걸까.


친구와 이야기를 하며 "아, 출근하기 싫다~"라는 말을 하다가 자살 마렵다는 말도 했는데, 그때 나는 친구에게 삶에 미련이 많냐고 물었다(INFP라 미안해.. 항상 잘 받아주는 친구야 고맙다ㅋㅋㅋ).


친구는 자기는 아직 살면서 못해본 것이 많다고 아직 죽고 싶지 않다고 했고, 


나는 삶에 미련이 없는 것 같다고 대답했다.


지금도 출근한 다음 카페에서 논문을 읽다가 글을 쓰고 있는데, 지금 이 순간에 당장 안락사를 시켜주는 주사가 있다면 주위사람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눈을 감고 죽음을 맞이할 것 같다.


많아야 10명.. 이내겠지.


그렇게 놀랍지는 않았다. 원래부터 삶에 미련이 없다는 것 같다는 느낌은 받고 있었다.


주위 사람들이 보기에 많이 웃고, 감정기복이 심할 뿐이지 인생 그 자체는 즐기고 있다고 보일 것 같기도 하지만, 삶 자체에 미련은 없다.


그런 생각도 했다. 삶에 미련이 없다고 말함으로써 주위사람들의 환심, 동정심을 사려고 하는가? 하는 의심도 당연히 해봤다.


그런데, 내가 죽기 직전의 상황을 여러 번 상상해 봤는데, 살려고 발버둥 치지는 않을 것 같았다.


한창 우울증이 극에 달했을 때, 정말 죽으려고 한강다리에 갔었다.


"뭐, 떨어지면 어떻게든 죽겠지."라는 생각이었다.


마포대교도 아니고, 반포대교 위에 올라갔는데, 와.... x나 무서웠다.


죽고 싶었는데, 생존본능이 날 막아섰다.


그때 신이라는 존재가 그리도 원망스러웠다.


내 노력이 정말 보잘것없이 느껴지는 나날이 이어졌고, 주변 사람들은 내가 정말 노력을 들이지 않고 취미로 하는 글쓰기나 웹툰 그리기 등을 잘한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오히려 이런 점이 날 더 미치게 만들었다. 차라리 내가 지금 일하고 있는 논문을 읽거나, 온갖 통계적 기법을 써서 인공지능 모델 만들기를 잘한다는 칭찬을 듣는 게 나았을까.


살아가는 게 너무 힘들고, 어딜 가도 행복이라는 감정을 느낄 수가 없다. 그때부터 내 존재를 부정하기 시작했다.


신이 날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 이유가 궁금해지고 신이 또 한 번 원망스러워졌다.


왜 날 만든 건지, 나는 신의 실수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때부터 성당을 멀리했다.


신이라는 존재가 있다면, 절대 우리가 숭배할 대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DUNE2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사람들을 통제하고 싶다면, 언젠가 구세주가 온다고 말하라. 그렇다면 그들은 몇백 년이고 기다릴 테니".


영화를 보고 나서, 성당을 나가지 않았다.


이렇게 살기 싫은데, 왜 내가 숨을 쉬고 살고 있는지를 몰랐고, 아직도 모르겠다.


이별이라는 게 이렇게 힘든데, 난 전 사람에게 세 번이나 이걸 줬다는 사실이 날 정말 미치게 한다.


가끔은 정말 악을 지르며 미친 사람처럼 계속 소리 지르며 절규하고 싶기도 하다.


이제 이별을 한 지 1년이 다 되어가고, 계절이 4번이나 바뀌었는데,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다는 사실이 날 더 무기력하게 만든다.


한편으로는 내가 헤어진 게 그 사람에게는 축복이 될 거라는 생각도 드는데, 오히려 그 생각을 하면 좀 낫다.


나는, 사랑을 하면 안 되는 사람이라는 생각도 든다. 어느 한 군데에 정착하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으니.


그래서 나와 헤어진 것이 안정적인 삶을 원하던 너에게는 어쩌면 축복이 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그 사람에게 저주 같은 삶을 주는 것보다는 나으니.


그 사람이 결혼을 했는지, 앞으로 빠른 시일 안에 할지 난 모르지만(내 촉은 그렇다고 하긴 하는데).


진심으로 불행하지 않았으면, 매일매일이 네가 좋아하던 안개꽃처럼 작고 예쁜 하루가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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