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예진 Aug 24. 2021

에너지 보존 법칙

곤히 잠자는 너를 보면서 마음 속으로 빌고 또 빌었다.

네가 상처 받질 않기를. 위로와 행복 속에서 평생을 살기를.


크게 부풀었다가 내려 앉는 가슴은 고른 숨소리를 냈다.

생존을 위한 뜀박질 때문에 가파른 숨이 내뱉어지고, 더 이상 호흡하지 못하는 존재가 가득하다.


빛이 수면을 방해할 수 없도록 눈은 개운한 내일을 맞이하기 위해 빛을 막았다.

뜬 눈에도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가야할 길을 잃었다. 내일이 의미가 있을까.


어떤 꿈을 꾸는지, 몸을 뒤척이다 편한 자세를 잡고, 그상태로 멈추지 않았던 수면을 잇는다.

불이 숲을 감싸고 정적이던 나무는 불의 흐름에 맞춰 이리저리 몸을 움직인다. 


희망이 있으면 절망이 있고,

사랑이 있으면 혐오가 있다.


이 세계의 에너지가 일정하다면, 내가 느끼는 이 넘치는 귀함만큼 어딘가에선 미천함이 넘칠까.

그러면 나의 이 마음이 커지면, 그만큼 누군가는 피해를 보지 않을까 고민한다.


불확실함이 가득한 이 세계에서 하나 확실한 건 너를 향한 이 마음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말이 가져올, 지구 어딘가의 폭력이 무서워 말을 아낀다.

 

가만히 잠든 너를 보다 이 공백을 메우는 가장 안전한 말을 고르다 힘겹게 꺼낸다.

잘 자. 좋은 꿈 꿔.

작가의 이전글 나였던 수많은 과거에게 안녕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