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 떠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중력이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 것만 같은 기분과 그런 상태. 땅이 지면에 닿아있음에도 무중력 상태로 두둥실 떠다니는 것만 같다. 말썽이던 몸도 어느 정도 약에 반응하기 시작했다. 다행이지만 아프지 않았다면 더 다행이었을 텐데 라며 안일한 생각을 한다.
여러 일을 하며 살아왔는데 갑작스러운 멈춤에 나의 모든 것을 빼앗기는 기분을. 무거운 기분을 뒤로하고 서운함, 속상함, 외로움, 적막함과 같이 어둡고 휘몰아치는 감정들이 와락 나를 덮친다.
나는 이 무거운 것들을 도통 도려낼 수가 없어 서 몇 날 밤을 그런 것들에게 삼켜지고, 쓰라린 위산을 뒤집어쓰듯이 소화되어야만 했다.
무엇을 탓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무엇을 탓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제야 이 우주가 아주 넓고 광활하게 느껴진다. 끝도 없는 암흑처럼 느껴진다. 나의 몸은 아 주 작은 먼지 한 톨과 같은 존재가 되어서는 하릴없이 둥둥 떠다니는 것 같다. 몸이 아플 땐 건강하게만, 아프지 않게만 해달라고 빌었고, 어느 정도 살만해지 니 살게 해달라고 빈다. 살기 위해 일을 해야 한다. 일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빈다. 살아가기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가? 적어도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다. 싫은 일을 마다할 생 각은 없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며 겪게 되는 마다 하고픈 일이라면 언제든 마주칠 준비가 되어있다. 그러니 나는 꼭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힘들어하겠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며 힘들기보다 너무 하고 싶어서 괴로운 일을.
이따금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쓰이지 않아 괴로운 나날을. 내가 바라보는 아름다운 순간이 마음처럼 담기지 않아 괴로운 순간을. 내가 자처한 이 괴로움을 극복하며 살아보자. 괴로웠던 어제를 버틴 것처럼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버티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가끔씩 무너진다고 하더라도 지구는 언제나처럼 견고하게 둥근 모양을 하는 것처럼. 일그러지는 우리들을 뒤로 한 채로도 둥근 모양을 할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