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멈추게되는
사랑해마지않는 하루와 이토록 사랑을 마다하고 싶은 하루를 보낸다. 입맛이 없어서 굶고야 마는 하루가 있는 것처럼. 사랑을 밥먹듯이 하다가 체 하고야 마는. 간혹 어떤 특정한 것에 알러지 반응이 나타나듯이 어떤 사랑은 독이 된다. 알러지를 일으키는 괴로운 사랑을 꾸역 꾸역 이겨내보겠다며 비련의 여주인공이 된 것 마냥 얼기설기 엮여진 관계를 지속하다보면 온전 했던 마음은 퉁퉁 부어서 터져버린다. 허물만 남긴 채 텅 비어버린 마음은 사랑이라고 여겼던 것이 남긴 비참함이었다. 갈기 갈기 도려내져버린 마음에는 흉이지고 지울 수 없는 기억과 지울 수 없는 사랑의 잔해를 남긴다.
남겨진 사랑의 잔해는 오래도록 남아서 사랑의 앞길을 막는 존재가 되고 그토록 사랑하던 나를 이토록 멈추게 되는 열쇠없는 자물쇠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