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학생을 온 것 같다

살면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by 무라카미 제이크

새로운 동네로 이사를 왔다. 장기간 살 예정은 아니고, 1년 정도 살 예정이다. 원래 살고 있던 곳을 내가 너무나도 좋아하는데, 이곳을 내가 좋아하는 이전 동네의 모든 장점을 흡수하고도 상위 호환으로 하나하나 마음에 드는 곳이다. 집의 구조도 보통의 아파트의 구조가 아니라, 조금 독특한 구조로 되어있어서, 교환학생때 살던 생각이 많이 난다. 이사를 준비하면서 혼자살던 집인데 너무나도 많은 짐이 있어서 깜짝 놀랐다. 입지도 않은 옷은 왜이렇게 많이 산지도 모르겠고, 읽지도 않은 책들도 아직도 많이 남아있으며, 이사를 핑계로 한번 삶을 정리한것 같아서 에너지를 꽤나 썼다.


먼저 이사오면서 바로 알아본 것은 새로운 수영장이다. 새로 등록한 수영장이 아마도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수영장일 것 같은데, 내 실력에 딱 맞는 반은 없어서 한단계 높은 반을 신청했다. 첫날 자전거를 타고 수영장에 가는길이 뭔가 너무나도 독일 스러웠다. 좀 어둡고, 천을 따라가는 길이라서 더욱더 그렇게 느껴졌던것 같다. 너무나도 큰 수영장에 실력보다 한단계 높은 반이라 얼마나 긴장을 했는지, 호흡도 너무 가빠르고, 끝나고 나니까 허벅지가 쑤셨다. 그래도 정을 붙이고 다닐 수 있을 것 같아서 이제는 마음이 후련하다. 너무나도 큰 수영장에 오니까 나도 더 오버해서 열심히하는 것 같다. 1년정도 열심히 다녀봐야겠다. 그리고 여긴 수영선수들도 있는것 같은데, 그들은 백팩을 맨다. 나도 백팩 사야지 실력은 안되도~~~


두번째는 행복에 관한 것이다. 정확히 교환학생은 6개월 정도였고, 1년을 독일에 살았었고, 벌써 그건 12년이나 지난 과거의 옛 이야기인데, 아직도 그때만 생각하면 행복하게 웃음 짓는 이유는 무엇일까? 모든게 새로웠고 항상 친구들과 함께 별 고민도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서 그런런가? 그냥 일어나서 오늘은 뭐하지가 일상이여서 그랬을까? 이런 고민을 요즘 문득문득 한다. 왜이렇게 그때가 왜이렇게 그리운건지 그 이유가 무엇일까 오히려 삶의 안정은 지금이 더 높은것 같은데 말이다. 강가에 앉아서 커피 마시고 늦은 독일어 클래스를 듣고 비가오나 눈이 오나 자전거를 타고 학교를 가던 그때가 그립다.


세번째는 부동산이다. 요즘 부동산이 폭등을 해서 모든 사람이 모든곳에서 아파트 이야기를 한다. 물론 나도 전투적으로 참전하여 FOMO를 없애고 자산증식을 위해 노력하지만, 이게 사람을 매우 불안하게 만드는것도 사실인것 같다. 물론 불안감이 없으면 발전이 없을 수도 있지만, 너무 전투적으로 참전하여 subscribe 하는 블로그도, 유투브도, 친구들도 아파트 이야기만 하니까 여간 스트레스가 아니다. 난 내스피드대로 내가 원하는 삶의 방향대로 잘 지내고 나아가고있는데도 말이다. 나도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는데, 진짜로 주변 사람들한테 말한마디도 조심스럽게 해야겠다.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그냥 무조건 한국 살면 받는 스트레스인 것인가!!!


벌써 추석이다. 10월도 이제 반이 지나가고 있는 것이다. 올해 한해동안엔 정말 많은 일이 있던 것 같다. 이제 좀 좀 더 여유를 가지고 남은 올해가 즐겁고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서 생각해봐야겠다. 이 곳에서의 1년이 하루하루 즐거웠으면 좋겠다. 12년전 나의 교환학생, 독일의 1년 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