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엠마 B Apr 08. 2023

나에게 봄은 몇 번이나 남아 있을까

자연은 보는 것이 아니라 느껴야 한다

봄의 기운이 드디어 나에게도 조금씩 스며들었는지 봄햇살이 내 마음을 따뜻하게 비추는 느낌이 든다. 난 할 수 있다, 하면 된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긍정적인 마음가짐이리면 봄은 나에게 긍정적인 마음을 가질 수 있게 해 주었다. 벚꽃은 벌써 피었다 지면서 눈처럼 날리며 땅에 떨어졌다. 이제는 세상이 초록빛으로 변하는데 속도를 가할 것이다. 겨울 내내 추운 바람맞으며 버텨온 결과일 것이다. 자연은 어김없이 약속을 지켜 봄이 되고, 봄의 기운을 받아 꽃은 피었다. 한 번도 어긴 적이 없는 자연은 매년 자신의 일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다. 사람들은 저절로 꽃이 피고 새싹이 돋아난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우리가 모르게 자연은 매일 노력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봄에 꽃을 피우기 위해 내적 성숙을 이루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는지 모른다. 저절로 봄이 되면 피는 꽃이라고 여기던 현상이지만, 봄이 오지 않을까 조마조마했을 수도 있고, 물이 부족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했을지도 모른다. 사람들이 나무들을 잘라 버릴까도 걱정했을 테다. 그리고 더욱 튼튼한 나무가 되기 위해, 예쁜 꽃을 피우기 위해 겨울내내 영양을 저장하였을 것이다. 이처럼 올 것 같지 않던 따뜻한 햇살과 함께 봄은 찾아왔고 나무에서는 꽃이 피었다. 그 노력이 보이지 않는 수고로움이 있었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모른다. 뭐든 당연하게 생각하니까.

자연의 이런 기운을 받아 사람들은 새로운 결심으로 새로운 도전을 시도한다. 나는 봄을 좋아한다. 자연이 주는 기운을 그대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겨울 내내 말없이 추위를 이겨낸 의지력에 감탄한다. 나의 겨울도 힘들었다. 하지만 다시 봄이 찾아왔고 그 기운을 느낀다. 이 기운을 간직하고 싶다. 지금까지 몇 번의 봄을 맞이했던가. 그러고 보니 사람의 인생은 그리 길지 않다. 기껏해야  80-90번의 봄을 느낄 수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내게 찾아온 봄은 얼마나 소중한가. 한해 한해의 그 계절은 내가 가질 수 있는 유한의 숫자에서 지워져 나가고 있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봄을 맞이할 수 있을까. 헛되이 보내지 말아야 한다.

자연은 영원히 존재하겠지만 사람은 유한한 인생을 살고 있다. 그렇다면 올해의 봄은 이렇게 또 떠나갈 것이다. 어떻게 하면 내게 찾아온 소중한 계절들을 잘 보낼 수 있을까. 자연을 만끽하고 그 속에서 기운을 받고 자연을 느껴야 한다. 햇살과 꽃들과 새싹이 돋아나고 있는 나무들을 가까이서 보아야 한다. 눈앞에 닥친 현실 때문에 자연은 그저 그림에 불과했다. 그림을 보듯 눈으로만 보고 자연 속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나무 냄새를 맡고 , 풀밭을 밟으며 목련을 올려다보며 얼마나 크고 아름다운 꽃인지 감탄해야 한다. 벚꽃의 자태에 기죽어 다소곳해져봐야 한다. 자연은 보는 게 아니라 몸으로 느껴야 한다. 현실의 고통이 마음을 닫았더라도 , 걱정과 근심이 마음속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더라도, 한 가지 생각만 할 수 있게 조정되고 있더라도 아름다운 경치에 감탄하고 자연의 당당함에 감사해야 한다. 또다시 봄을 느끼려면 일 년을 기다려야 한다. 그런 바보 같은 짓을 왜 하려는지. 일 년에 한 번 찾아오는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 

꽃을 보면서 세상의 아름다움을 느껴야 한다. 오솔길을 걸으며 생각에 잠기고, 땅바닥에 무수히 많이 피어있는 야생화들을 들여다보면서 생각에 잠겨야 한다. 높은 하늘을 쳐다보며 구름의 모양을 살피고 불어오는 바람은 뭘 싣고 왔는지 몸으로 느껴야 한다. 흙먼지가 날리는 비포장 도로를 걸으면서 발바닥에서 느껴지는 울퉁불퉁함이 나의 뇌를 자극하고, 풀냄새가 나의 코를 간지럽히는 것을 느껴야 한다. 그동안 너무 메마른 삶 속에서 자신을 태웠다면 불씨가 산불이 되기 전에 촉촉한 단비를 내려줘야 한다. 당장 모든 걸 내려놓고 자연으로 가서 땅을 밟아보고 꽃과 물, 나무 냄새로 몸을 감싸고 새싹이 돋아나는 나무들을 보며 눈을 정화시켜야 한다.



2월부터 여러 공모전에 도전하느라고 내 마음속에 불씨를 키우고 있었다. 나는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잘 해 낼 수 없는 사람임을 이번에 다시 깨달았다. 공모전 당선을 목표로 삼다 보니 다른 일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되었고, 역시 나는 여러 우물을 팔수 있는 능력자가 아닌가 보다 생각했다.

어쨌거나 공모전에서 탈락하더라도 실망할뿐 실패는 아니라고 확신한다. 나의 글쓰기 연습에는 많은 도움이 되리라고 믿기 떄문이다. 최고가 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능력이 없다는 핑계로 노력하지 않은 것을 덮으려고 했다. 이번에는 노력으로 나의 능력 없음을 덮으려고 한다.

공모전 준비로 봄이 내 앞에 와 있었지만 봄 속으로 들어가지 못한 날들을 보냈다.. 블로그와 브런치에 소홀한 점, 핑계 같지만 핑계가 있었다. 더 좋은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좋은 소식이 들려오면  기쁨을 같이 나눌 예정이다. 무엇보다 나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자연 속으로 들어가 자연이 주는 향기를 내 몸에 뿌리는 것임을 깨달았다. 

작가의 이전글 나의 수호 천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