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그게 거짓말이라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잘 지내냐는 말을 듣는다는 건 슬픈 일입니다. 이미 헤어진 누군가가 안부를 물어온다거나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친한 친구에게도 들을 수 있는 흔한 말입니다. 하지만 요즘 들어 느끼는 잘 지내냐는 말이 가장 슬플 때는 부모님에게 들을 때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모든 단어는 상황에 따라 다르게 들릴 수 있는 것 같은데 유독 잘 지내냐는 말은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잘 지내냐는 말은 잘 지내고 있기를 바라는 진심에서 나오는 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 내게 안부를 묻는다는 건 슬픈 일입니다. 내가 잘 지냈으면 하는 마음을 가졌다는 건, 내가 잘 못 지내고 있다는 걸 어느 정도는 알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만약에 그게 착각이어도 저는 계속 그렇게 믿겠습니다.
누군가 제게 안부를 물어온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저는 잘 지낼 겁니다. 못 지내도 잘 지낸다고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잘 지내냐는 말 만큼이나 슬프지만 따뜻한 말은 없을 겁니다.
저는 잘 지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