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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RAPLAN
Dec 13. 2021
아니, 언니 나이만큼!
초보플로리스트의 사는 이야기
영상 속 6살 큰딸
까랑까랑한 목소리로
"
아니, 6번
.
언니 나이만큼!
"
커다란 마이크를 들고 있는 4살 작은딸은
새침한 언니의 말을 듣고 틀린 가사를 지적받으며
'나비야'를 6번 반복해 부른다.
언니와 노래 부르고 춤추며 노는 게 좋아
'언니 하고 싶은 거 다해~'였던 작은 딸은
여섯 번이 무언지도 모르고
언니가 옆에서 카운트해주는 숫자에 맞춰
언니가 '그만!' 할 때까지 열심히 부른다.
아마도 '언니 나이만큼!'이라는
큰딸의 주문이 사라진 건
딸들이 한 살 두 살 더 먹어가면서
언니 나이만큼 노래 부르는 게 버거워진
작은딸의 자발적인 선택이지 않았을까?
평소 즐겨보는 딸들의 어릴 적 영상 한편이
금요일 오후에 받은 건강검진 결과표와
묘하게 겹쳐진다.
나이와 일치하는 몸무게 숫자.
"
몸무게가
나이만큼
"
나이만큼 장미꽃을
넘치도록
선물하고
나이만큼 생일 케이크에 초를
하나
더
꽂는
것은
익숙한데
나이만큼 해마다
야금야금
늘고 있는
몸무게는 참 낯설다
생각해보니 작년에도 나이에 +0.5, -0.5
올해도 나이에 +0.5, -0.5에서 왔다 갔다 하며
몸무게가 몇 년 전부터 나이 주변을 맴돈다.
딸들의 '언니 나이만큼 노래 부르기'는
지금도 웃으며 보는 어릴 적 놀이였지만
'몸무게가 나이만큼'은
나잇살이라고 내버려 두기엔 걱정이 앞서
건강검진 결과표의 수치를 꼼꼼하게 살피고
검사 판정 내용을 거듭 읽는다.
먹는 걸 좋아해
먹는 양을 줄이기는 쉽지 않아
꾸준한 운동을 답으로 찾는다.
월요일
부터 겨울 추위가 온다는 일기예보.
'따뜻하게 입고 나가면 된다'를
한번 더 마음속에
새겨 넣으며
해마다 더해지는
'나이만큼'의 몸무게를
털어버리기 위한
야심 찬 루틴을 계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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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의 시간을 보내며 사진찍고 글도 쓰는 예비 플로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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