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사이클을 알아야 하는 이유
그런 적이 있을 것이다. 갑자기 어려웠던 책이 잘 읽히고 개념이 이해가 된 적, 너무나 쉬운 문장이 읽히지 않아 똑같은 내용을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읽은 적, 활력과 의욕이 넘쳐 사람들에게 친절했다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예민해지고 모든 것이 귀찮아진 적.
한 사람이어도 하루 동안의 컨디션은 제각각이다. 아침에는 활력이 넘쳤다가 저녁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만큼 진이 빠지거나 혹은 그 반대가 된다. 이는 에너지 사이클과 관련이 있다.
하루 종일, 우리의 에너지 레벨은 자연스럽게 올라갔다 내려왔다 한다. 우리 몸은 하루 동안 자연스러운 리듬을 탄다. 나는 이를 에너지 사이클이라고 부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24시간 생물학적 주기의 리듬에 익숙하다. 아침에 우리를 깨우고 밤에 우릴 피곤하게 느끼게 하는 것 말이다. 그런데 90분 주기의 생체 리듬은 덜 알려져 있다.
(중략) 24시간 기준의 생체 리듬은 온 몸에 걸쳐 호르몬의 흐름을 제어해 신체 시스템에 영향을 미친다. 에너지가 상승세에 있을 때, 더 깊이 집중하여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다. 하강세에 있을 때는 몸과 마음은 쉬고 회복하기만 원할 뿐이다. -《퍼스널 MBA》, 530p
나의 경우 대학생 시절에는 밤 11시에서 새벽 1시에 상승세가 왔다. 그래서 늘 그 시간에 공부를 했다. 그러나 직장인이 된 지금은 오전 시간이 에너지 상승세다. 가급적 이 시간에는 집중을 해야 하는 묵직한 업무들을 수행하고 단순 결재나 메일 회신과 같이 머리를 많이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일들은 점심 이후로 미룬다. 점심 이후에는 몸이 노곤해지고 퇴근 시간이 가까워지면 더 이상 일을 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진이 빠진다. 다만 의식적으로 낮잠을 자면 오후에 찾아오는 에너지 하강기를 어느 정도 미룰 수 있다. 에너지 사이클은 본인의 생활패턴, 식습관, 수면시간 등과 관련이 있다.
가끔은 몸에 힘이 너무 없어 예민해지고 그러다보니 보다 더 친절해지지 못하고 일을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생긴다. 알고 있지만 어쩔 수 없다. 책을 읽는다고 해서 인생이 당장 바뀌지 않는 이유다. 아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은 다르다.
직장인으로서의 우리도 운동선수처럼 컨디션 관리를 해야 한다. 어찌보면 직장인들은 매일매일 경기에 나서는 프로선수다. 컨디션 관리에 실패하면 최선의 퍼포먼스를 낼 수 없다. 부어라 마셔라 회식하는 문화가 싫은 이유기도 하다.
각자의 에너지 사이클을 관리해야 한다. 그래야 언제 중요한 일을 할지 정할 수 있다. 그래야 언제 쉬어야 할지 알 수 있다. 에너지 상승기에 휴가를 맞게 된다면 무리하게 될 것이고 에너지 하강기에 중요한 프로젝트를 처리해야 한다면 성과가 나오지 않을 것이다. 힘이 들어가지 않을 때, 잘 안 될 때는 굳이 무리해서 하지 마라.
당연히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사이클로 생활하는 게 옳은 방법이다.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이 자신의 생산성 사이클과 생활을 연결시키지 못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2주 동안 하루 에너지와 생산성 일지를 기록해보라. (중략) 스케줄을 하루 에너지 사이클에 맞춰 조정함으로써 최소의 시간 낭비로 최대의 결과를 만드는 생활 패턴을 얻을 수 있다. -《레버리지》, 136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