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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은 태도가 된다.

기분은 그 자체로 경쟁력이다

by 싸이피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 하라는 말의 함정

직장에서, 학교에서 우리는 늘 이런 말을 듣는다.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 조심해라." "개인적인 감정을 일에 끌어들이지 마라." 마치 기분이라는 것이 극복해야 할 장애물이며, 프로답게 일하려면 감정을 억누르고 무덤덤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식이다.

하지만 이런 통념이 과연 옳을까? 최근 읽은 알리 압달의 『기분 리셋』을 통해 깨달은 것은, 기분을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경쟁력이라는 사실이다.


좋은 기분이 성공을 부른다

저자는 명확히 말한다. "성공이 좋은 기분을 부르는 게 아니다. 좋은 기분이 성공을 부른다." 긍정적 감정은 우리 뇌의 작동 방식 자체를 바꾼다. 기분이 좋으면 에너지가 증가하고, 스트레스가 감소하며, 인생이 전반적으로 윤택해진다.

이는 단순한 자기계발서의 덕담이 아니다. 확장 및 구축 이론에 따르면 긍정적 감정은 우리의 지각을 확장하고 인지적, 사회적 자원을 구축한다. 도파민과 옥시토신 같은 '기분 좋은 호르몬'들이 선순환의 출발점이 되어 생산성 향상→성취감→더 좋은 기분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나 역시 경험했던 기분의 힘

사실 이 책을 읽기 전부터 나는 스스로를 꾸준히 관찰하며 한 가지 사실을 알고 있었다. 기분이 좋은 날에는 확실히 일을 더 많이,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특히 수요일에 힘이 많이 난다는 사실을 알게 돼서 내심 수요일이 오면 내가 주인공이라는 생각마저 들기도 했다.

컨디션이 좋고 마음이 편안한 아침에는 평소라면 미뤘을 업무도 술술 처리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도 더 잘 떠올랐다. 반대로 기분이 가라앉은 날에는 같은 일도 훨씬 더 힘들게 느껴지고, 집중도 잘 되지 않았다.

이런 패턴을 스스로 발견하고는 있었지만, 그저 개인적인 특성 정도로만 여겼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이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보편적 현상이라는 걸 알게 되니 신기하면서도 더욱 확신이 서게 되었다.


기분 관리의 구체적 방법들

그렇다면 어떻게 기분을 관리할 수 있을까? 저자는 크게 '충전'과 '제거'라는 두 축으로 접근한다.

충전의 핵심은 세 가지 에너지원이다. 첫째는 '놀이'다. 일상에 모험을 집어넣고, 호기심을 수용하며, 어디에서든 재미를 찾는 것이다. "만일 이게 재밌는 일이라면 어떤 식일까?"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것만으로도 일의 성격이 달라진다.

둘째는 '힘'이다. 내 일이 내 손에 달렸다는 감각, 즉 자기 효능감을 키우는 것이다. 자신감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학습되는 것이므로, 때로는 자신만만한 척 연기하는 것부터 시작해도 좋다.

셋째는 '사람'이다. 동료와의 협력에서 오는 관계 에너지, 타인을 돕는 행위에서 느끼는 쾌감, 그리고 넘치도록 소통하는 것이 우리에게 활력을 준다.

제거는 불확실성의 안개를 걷어내는 것이다. '왜', '무엇을', '언제' 할 것인지를 명확히 하고, 두려움의 실체를 파악해 용기를 찾으며, 마침내 시작하는 것이다.


번아웃을 피하는 지속 가능한 전략

아무리 좋은 기분을 유지한다 해도 번아웃은 찾아올 수 있다. 저자는 과부하 번아웃, 고갈 번아웃, 불일치 번아웃으로 나누어 각각의 해법을 제시한다.

과부하 번아웃에는 일을 줄이고 더 많이 쉬는 것이, 고갈 번아웃에는 창조적이고 자연친화적인 재충전이, 불일치 번아웃에는 자신의 가치관과 행동을 일치시키는 것이 해답이다.


새로운 생산성의 패러다임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기분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기분을 전략적으로 관리하는 능력이다. 기분이 좋을 때 더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다면, 기분 관리야말로 21세기의 핵심 역량이 아닐까?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 하라"는 말 대신, "좋은 기분을 만들어라"라고 말해보자. 감정을 무시하지 말고 활용하자. 기분 좋은 생산성이야말로 지속 가능한 성공의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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